국민의당 행사서 개헌 앞세워 "패권주의 안돼"…文 한목소리 비판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박수윤 기자 = 야권의 대표적 개헌론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1일 나란히 개헌론을 설파하며 '제3지대' 띄우기에 나섰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어서 이들의 행보는 더욱 시선을 끌었다. 유력 대권주자인 반 전 총장이 합류할 경우 제3지대론은 단숨에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주최한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참석한 김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모두 반 전 총장과 만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에게 연락이 오면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반 전 총장이) 보자고 그러는데 한번 볼 수도 있는거지 뭐…"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 역시 "반 전 총장과 만날 일정이 있나"라는 질문에 "만나게 되겠지"라면서,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의 정치, 보수적 정치에 몸을 담는다면 별개의 문제이고 새로운 정치에 관심을 두고 그쪽으로 뭘 해보겠다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반 전 대표와의 연대 시나리오를 배제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야권 관계자는 "김 전 대표와 손 전 대표 모두 국민의당 소속이 아님에도 국민의당 의원 행사에 참석했다는 것 역시 주목할 만 하다"라며 "당적에 구애받지 않고 개헌론에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 전 총장의 귀국과 맞물려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론이 무르익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이 귀국하면 국민의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만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 개편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정치적 입장을 정리해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인정하면 국민의당에 들어와 강한 경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동시에 반 전 총장의 경쟁상대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을 향해서는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대표는 강연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도 대통령제지만, 소위 대선캠프라는 곳은 다 자리 사냥꾼이 모이는 곳"이라며 "한 국가를 끌고 가는 데 있어서 특정 패권 세력이 자리를 잡으면 위험한 요소가 굉장히 많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 측에서 대선 전 개헌에 대해 '정략적 개헌은 안된다'고 반대하는데 대해서는 "선거전략 때문에 개헌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전략이다, 어떻다(라면서 반대하는) 얘기는 다 부질없다"고 반박했다.
손 전 대표 역시 "대선을 앞두고 시간이 없다는 얘기를 하는데 2009년 헌법개정 자문위가 만들어 놓은 안이 있다. 이 중에 선택하면 된다"면서 "핵심은 대통령의 무제한적 권력, 특권, 패권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씨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여소야대 상황의 대통령이 된다"며 "국회에서 서로 연합해 국정을 담당하는 연립정부와 협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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