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내정자 "美-러시아 영원히 친구못돼…대러 제재 유지"(종합2보)

입력 2017-01-12 04:50  

美국무 내정자 "美-러시아 영원히 친구못돼…대러 제재 유지"(종합2보)

엑손모빌 CEO출신 親러 성향 검증 "러, 美에 위협되는 비우호적 적국…트럼프 대선개입 지시는 타당한 가정"

청문회 통과 겨냥 對러시아 강경 입장 천명…트럼프 정권 러시아 정책 향방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11일(현지시간) 상원 외교관계위 인준청문회에서 "러시아가 미국에 위협이 되며 미국의 이익을 무시하는 행동들을 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를 "가치체계가 완전히 달라 미국과 러시아는 영원히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으며 분명히 비우호적인 적국"으로 간주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 대선 개입을 지시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타당한 가정"이라며 사실상 인정했다.

2012년 러시아 정부훈장까지 받은 '친(親) 러시아' 성향으로 푸틴 대통령과 17년 친분을 자랑하는 틸러슨 내정자는 이날 청문회 답변을 통해 이처럼 러시아에 대한 강경입장을 천명했다.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돕고자 해킹을 통해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미 당국이 결론낸 가운데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그의 '친 러시아' 성향을 문제 삼고 나서자 청문회 벽을 넘기위해 강경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틸러슨 내정자는 이날 답변에서 "러시아가 국제무대에서 존경과 영향력을 추구하지만 최근 행동들이 미국의 이익들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최근 행동'의 구체적 내용을 틸러슨 내정자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과 시리아 개입, 해킹에 의한 미 대선 개입 등을 염두에 두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또 러시아에 대해 "현시점에서 분명히 비우호적인 적국의 범주에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내정자는 "러시아와 우리의 관계를 맑은 눈으로 봐야 한다. 러시아는 오늘날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면에서 예측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크림반도의 병합을 비롯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전시법을 잔악하게 위반한 시리아 세력을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영토가 아니라 빼앗은 땅"이라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러시아의 조치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더 강력한 군사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에도 "상황을 현상유지로 두어야 상황이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제재 유지를 지지했다.

다만 그는 시리아 알레포에서의 러시아군의 민간인 무차별 학살 논란 등을 거론하며 '푸틴을 전범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의 질의에는 "그 용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들은 매우 매우 심각한 혐의이기 때문에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비켜갔다.

또 "우리의 나토 동맹이 부활하는 러시아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것은 옳다"며 "이러한 길을 열고 의도하지 않은 시그널을 보낸 것은 미국 리더십의 부재에 있다. 우리는 동맹에 했던 약속을 철회했으며 러시아에 약하고 복합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러시아가 우리와 같이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틸러슨 내정자는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을 돕기 위해 해킹을 통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보기관의 보고서에 대해 "그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우려스럽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지시의 배후라는 정보기관의 파악에 대해서도 "타당한 가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 지도부는 세계 질서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재확립하려는 지정학적 계획이 있다"며 "러시아는 핵 강국이기 때문에 세계 질서에서 정당한 역할을 할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러시아의 야심들에 관해 러시아와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해야 하며 그럼으로써 우리 자신의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며 "지구적 테러 위협의 감소 등 공통의 이익에 기반을 두고 러시아와 협력이 가능한 영역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선택들을 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요한 차이가 남아있는 영역에서는 우리는 미국과 동맹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와 동맹에 대해 책임질 것이며 러시아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틸러슨 내정자의 발언이 자신의 친러시아 성향이나 트럼프와의 관계 강화를 강조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는 의회를 안심시키면서 자신이 국무장관이 되면 더욱 폭넓은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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