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중국, 유커 한국관광 정책적으로 막는 데 한계"

입력 2017-01-12 09:08  

FT "중국, 유커 한국관광 정책적으로 막는 데 한계"

사드배치 반감에도 증가세…"가깝고 음식·대중문화도 매력"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으나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변함없이 증가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상하이발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한 이후 넉달 동안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380만명 이상으로,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했다.

물론 2015년에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한국 방문객 수가 줄었기에 기저효과도 있으나 380만명은 2014년 같은 기간의 230만명과 비교해도 많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수치는 해외 여행자 수천만 명을 정책적 목표에 맞춰 동원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FT는 풀이했다.

글로벌타임스와 같은 중국 관영 매체들은 사드 배치 발표 직후부터 반한 감정에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또한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한국 여행사들에 중국 관광객을 20% 줄이고 관광에 쇼핑 일정을 제한하는 계획을 공지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외교관들이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의 지리적 근접성, 한국 음식·대중문화·화장품 등의 매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올해도 중국의 전략적 정책도 중국인 관광객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쉬루이 중국연구실장은 정치적 갈등은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수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지 못했고 주요 동력은 K팝과 화장품에 대한 매력이었다면서 "데이터 자체가 이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여행 전문가인 징 트래블의 다니엘 메자크도 "중국 매체들은 (방문객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제를 밀어붙이고 있으나 숫자는 정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민항국은 춘제(春節·중국의 설) 관광시즌을 앞두고 유커 수송을 위해 한국 3개 항공사가 신청한 전세기 운항을 불허했다. 패키지여행을 취급하는 주요 여행사 여러 곳은 관영이라 당국의 입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여행자들은 점점 시트립(Ctrip)과 같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개별 여행을 예약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추세이며, 중국이 비자 정책을 바꿀 수도 있으나 이는 장기적인 문제라고 관광시장 조사업체 포커스라이트의 아시아 관광 분석가 매기 로치는 설명했다.

사드와 한류 제한을 둘러싼 전망과 논쟁은 온라인상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문답 형식으로 지식을 공유하는 중국 웹사이트인 '즈후'(知乎)에는 최근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 왜 관광객 수가 늘어날까'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에 한 사용자는 "아마도 관광객들이 사드의 공격과 방어 능력에 자신감을 얻어서"라는 농담을 던졌다고 FT는 전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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