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놀란 도요타 CEO, 펜스 차기부통령 '은밀히' 만났다

입력 2017-01-12 10:13  

트럼프에 놀란 도요타 CEO, 펜스 차기부통령 '은밀히' 만났다

워싱턴 찾아 美 경제 기여도 강조…멕시코 공장 양해 구한 듯

아이신정기 "도요타 멕시코 공장 포기 땐 우리도 투자 재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멕시코공장 문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비판받은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마이크 펜스 차기 부통령과 회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아사히신문과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다 사장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워싱턴으로 찾아가 면담하고 도요타차가 미국경제에 공헌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번 면담은 도요다 사장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오토쇼에 참석한 다음날 이뤄졌다.

이번 면담은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들어 미국이나 일본 등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에서 공장을 가동해 미국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수차례 비판했고, 지난 5일에는 도요타차를 거명하며 "미국에 공장을 지어라.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한다"고 위협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면담이 어려운 트럼프 당선인 대신 시간 내기가 좀 더 수월한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만나 도요타차의 입장을 설명하고 도요타차가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다시 공격받는 모습을 피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면담에서 도요다 사장은 도요타차가 미국에서 향후 5년간 100억달러(약 12조원)가 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30여년간 미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계속한 '미국사회의 좋은 기업시민'이라는 점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도요다 사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비판한 멕시코 공장 신설이 미국의 고용을 줄이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신설계획을 강행할 방침에 대한 이해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도 미국 국경 밖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의 수입에 높은 국경세(관세)를 매긴다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 해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의 기자회견은 결국 미국으로 상품을 가져갈 때 북미자유무역협정으로 관세를 물지 않고 있는 멕시코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노선을 걸어 온 일본 자동차업체의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도요타의 핵심 부품공급 업체인 아이신정기(精機)는 만약 도요타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멕시코 공장 계획을 포기하면 자사도 멕시코 공장 건설을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이하라 야스모리 사장은 "도요타가 철수하면 우리도 투자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11일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월스트리트저널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tae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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