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뇌물의혹' 특검 수사 정점…다음 표적은 SK·롯데

입력 2017-01-12 10:29   수정 2017-01-12 10:33

'삼성 뇌물의혹' 특검 수사 정점…다음 표적은 SK·롯데

이재용 부회장 소환…삼성 수뇌부 무더기 구속영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전명훈 이보배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을 계기로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한 뒤 다음주부터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28분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 대치동 D 빌딩에 도착했다. 그는 뇌물공여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청와대가 2015년 7월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움직여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필수적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해준 데 대한 대가로 삼성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일가를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삼성이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을 송금한 것과 그해 10월∼이듬해 3월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한 게 뇌물이라는 논리다.

최씨가 설립 과정에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삼성이 204억원의 출연금을 낸 것도 뇌물공여에 해당할 수 있다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2015년 7월 25일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청와대 인근 안가 단독 면담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대화는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을 둘러싼 '거래' 의혹을 밝히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등 삼성 핵심 수뇌부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제일기획의 김재열 사장, 임대기 사장 등 수뇌부를 잇달아 소환 조사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무더기 구속영장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그룹 경영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일부 주요 관계자 중심으로 '선별적인' 영장 청구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우선 대상은 SK와 롯데가 손꼽힌다.

특검팀은 수사 확대를 염두에 두고 이 부회장뿐 아니라 신동빈 롯데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 여러 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각각 111억원, 45억원을 출연했다. 당시 SK는 최태원 회장 사면, 롯데는 면세점 인허가라는 중요 현안이 있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SK와 롯데에 현안 해결을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요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는 작년 5월 말에는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원을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전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SK는 체육인재 해외전지훈련에 80억원을 지원하라는 K스포츠재단의 요구를 받고 감액 방안을 제안했다가 지원이 무산된 바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작년 3월 14일 박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했고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은 같은 해 7월 24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박 대통령과 독대한 것도 특검팀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특검팀의 칼끝은 결국 박 대통령을 향해가고 있다. 특검팀은 재벌그룹 수사를 마무리한 다음, 박 대통령 대면 조사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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