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입원환자 2만명 사망위험 비교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국제신장학회가 정한 '급성신손상' 진단기준이 지나치게 높게 잡혀 있어 이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급성신손상은 우리 몸속 노폐물을 걸러주는 신장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를 말하는데, 현재는 신장기능 저하를 판단하는 기준이 높게 설정돼 있어 치료가 필요한 경미한 증상의 환자를 진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2013년 한 해에 입원한 환자 2만1천261명을 대상으로 신장기능 저하에 따른 사망률과 입원 기간, 입원비 등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우리 몸의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혈액 속 크레아티닌이 증가하는데, 국제신장학회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평상시보다 50% 이상 증가하거나 0.3㎖/㎗ 이상일 때를 급성신손상의 진단기준으로 삼아왔다.
연구팀은 입원 환자를 '정상', 크레아티닌 수치가 평상시보다 25∼50% 증가해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급성신손상 전 단계', 그리고 국제신장학회 기준에 따른 '급성신손상'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그 결과 급성신손상 전 단계 환자의 2년 미만 단기 사망위험도는 신장기능이 정상인 환자의 2.1배였고, 2년 이상 장기 사망위험도도 1.4배였다.
또 급성신손상 전 단계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신장기능이 정상인 환자와 비교했을 때 평균 3.7일 더 길었고, 입원비도 99만5천500원 더 많이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그동안 급성신손상 환자의 진단은 국제신장학회 기준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며 "이번 연구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급성신손상 전 단계 환자의 예후가 객관적으로 평가된 만큼, 새로운 진단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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