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폴란드 외교장관의 엉뚱한 발언에 지도상에도 없는 '신생 국가'가 인터넷에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비톨트 바슈치코프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진출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나서 기자들을 만나 자신이 벌인 외교활동을 소개했다.
그는 20개국에 가까운 국가의 관리들을 만났고 폴란드 외교사상 처음으로 카리브해 국가들과도 접촉했다면서 "벨리즈나 산에스코바르 같은 나라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발언이 전해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소셜미디어가 들썩였다.
중미에 벨리즈라는 나라는 있어도 산에스코바르라는 나라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용자가 바슈치코프스키 장관이 콜롬비아의 마약왕이자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에 등장하는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헷갈린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산에스코바르 민주공화국'(Republica Popular Democratica de San Escobar)의 공식 트위터라고 주장하는 계정도 생겨났다.
이 계정은 알록달록한 국기는 물론이고, 산에스코바르의 아름다운 해변을 중심으로 한 관광 명소, 섭씨 30도 안팎의 평균 기온이 분포된 월별 날씨 정보, 정치 제도까지 올려놓았다.
이 가짜 국가에 헌정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생겨났다. 이 페이스북에는 산에스코바르에는 중앙 광장에 바슈치코프스키 장관의 동상이 건립됐다는 소식이 실렸다.
폴란드 외교부는 망신살이 뻗친 장관의 실수가 '22시간에 걸친 긴 비행시간에 따른 피로' 때문이라면서 장관이 말하려던 것은 카리브해에 실재하는 국가 세인트키츠네비스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두 섬으로 구성된 이 나라의 이름은 스페인어로 '산크리스토발이니에베스(San Cristobal y Nieves)'다.
그러나 산에스코바르 트위터 계정은 이런 해명조차 "폴란드와 우리나라의 관계에 간섭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