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X파일' 작성한 이는 英MI6 출신 사설 정보업체 운영자"

입력 2017-01-12 11:17  

"'트럼프 X파일' 작성한 이는 英MI6 출신 사설 정보업체 운영자"

"대선전 때 트럼프 경쟁자 측이 공격용 정보 뒷조사 차원서 의뢰"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사생활과 러시아와의 유착 의혹을 담아 현지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한 미확인 문서의 작성자인 전직 영국 정보요원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해당 문서의 작성자로 확인된 이는 크리스토퍼 스틸(52)로,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 요원 출신이자 런던에 있는 사설 정보업체 '오비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운영자라고 전했다.

스틸은 정보기관 사이에서는 평판이 좋은 인물로, 수년간 러시아에서 첩보요원으로 활동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작성한 자료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신변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면서 이날 오전 자택을 떠나 잠적했다고 영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스틸과 함께 오비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운영하는 크리스토퍼 버로우스는 WSJ에 스틸의 연루 사실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활동에 "정치적 속셈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에서는 지난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러시아와 트럼프 당선인이 비밀리에 결탁했으며, 러시아가 섹스 비디오 등 트럼프 당선인을 협박할 수 있는 불리한 사생활 정보를 갖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가 인터넷 언론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앞서 미 정보당국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으나, 향후 큰 폭발력이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트럼프 당선인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에게 보고했다.

35쪽 분량의 해당 자료는 지난해 6월에서 12월 사이 러시아 정보원들에게서 들은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된 메모다. 지난 대선전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경쟁자 측이 공격을 위한 뒷조사 차원으로 의뢰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애초 공화당 예비경선 상대 후보 측에서 정보를 수집했으나 7월 경선이 끝나면서 민주당 측이 새로운 '고객'이 됐다.

해당 의혹이 담긴 메모는 이미 지난해 8월 미 연방수사국(FBI)에 전달됐고, 10월부터는 미 정치권에도 폭넓게 유포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해 말 해당 자료의 사본을 받아 FBI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인터넷 매체 '머더 존스'가 해당 자료의 존재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으나 당시 FBI는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사건은 미국 정치에서 정적에 대한 뒷조사가 중요한 부분이 된 상황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에는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는 사설 정보업체가 하나의 소규모 산업을 이루고 있으며, 거기에는 정치인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데 능숙한 전직 기자와 정보기관 관리들이 종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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