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TV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역할을 맡은 알렉 볼드윈이 트럼프를 '쇼의 메인 작가'로 명명했다.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배우 볼드윈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자신이 메인 작가(head writer)다. 한 주가 끝날 무렵 소재 바구니에는 고를 수 있는 재료들이 들어찬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 막말과 기행을 선보인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에도 파격 행보를 이어가며 끊임없이 풍자 소재를 제공한다는 것을 비꼰 것이다.
볼드윈은 다만 넘쳐나는 '트럼프 소재 우물'을 너무 자주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속도를 좀 느슨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며 시청자들이 주말마다 트럼프 당선인을 풍자한 장면을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인 이달 21일 시청자들은 볼드윈의 트럼프 연기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볼드윈은 무대와 스크린, TV에서 활약한 자신을 미래 세대가 SNL에서 트럼프 분장을 한 사람으로만 기억하더라도 걱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내 아내를 죽였다는 것보다 그렇게 나를 아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전 미국프로풋볼 스타 O.J. 심슨을 빗댄 농담이었다.
볼드윈은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가 아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그는 대선 경쟁이 치열하던 지난해 10월 SNL에서 대선후보 TV토론에서의 트럼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볼드윈은 당시 트럼프의 독특한 금발 머리와 오렌지빛 피부로 완벽하게 분장하고선 연기에 나섰다. 그는 "오늘 밤 난 세 가지를 하겠다. 씩씩거리고, 헉헉거리고, 이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이라며 트럼프 후보가 2차 TV토론에서 보인 말투와 태도를 비꼬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SNL의 정치 풍자와 볼드윈의 연기에 "지루하고 재미없는 쇼를 그만 봐야 할 것 같다. 알렉 볼드윈은 정말 구역질이 난다"고 혹평하며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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