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증약 주민들 "탈선·마을 이미지 훼손"…13일 항의 집회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이 무인텔(무인 숙박업소)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전에 가까운 지리적 특성과 대청호의 수려한 경관을 배경 삼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순박한 농촌 마을 이미지를 해치기 때문이다.
11일 옥천군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관내에 7곳의 무인텔이 들어섰다. 옥천읍 교동리 국도 주변에는 무려 5곳이 오밀조밀 들어서 밤마다 불야성을 이룬다.
이 마을 A씨는 "낯 뜨거운 홍보문구를 내건 무인텔이 경쟁하듯이 불을 밝히면서 지역 이미지가 훼손되고 각종 범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도로를 따라 들어서던 무인텔은 시간이 갈수록 농촌 주택가까지 파고드는 추세다.
조용하던 농촌인 군북면 증약리는 최근 마을 앞 농경지에 들어서려는 3층짜리 무인텔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건축신청이 접수된 뒤 주민들은 "무인텔 건립을 막아 달라"며 옥천군에 진정서를 내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 주민은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옆에 이미 무인텔 1곳이 들어섰는데, 이번에는 농사짓는 땅까지 파고들려고 한다"며 "자칫 마을이 불륜장소로 전락할까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13일 옥천군청 정문 앞에서 무인텔 건립 불허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허가관청인 옥천군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주민 입장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관련 법에 하자 없는 건축 신청을 일방적으로 불허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옥천군 관계자는 "주민 반발이 건축 불허 사유가 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뻔히 행정소송에 휘말릴 것"이라며 "건축주에게 주변에 나무를 심도록 유도하는 게 행정력이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최근 또 한 명의 외지인이 무인텔을 짓기 위해 땅을 샀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며 생활권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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