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우쿠에 3년간 북한 동영상 1만4천개 게재
웨이보에는 북한 중앙통신 중문판 기사 올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폐쇄 국가' 북한이 체제 홍보를 위해 중국의 소셜네트워크(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인접국인 데다 SNS가 활성화돼있고 한국인들이 많이 접할 수 있어 북한으로선 체제 선전에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12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북한 선동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TV'는 지난 2013년 8월 29일 중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여우쿠(優酷·youku)에 첫 동영상을 올린 이래 현재까지 1만4천여개를 게재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중국에 동영상을 올리기에 앞서 2010년부터 미국 SNS인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에도 체제 홍보 영상물을 게재해왔다.
북한 내에서 운영하는 공식 인터넷 웹사이트 개수가 28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SNS에 이렇게 많은 동영상을 올리는 것은 매우 미스터리한 현상이라고 글로벌 타임스는 보도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우리민족끼리TV'를 사실상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영상들은 북한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어 전 세계에 북한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민족끼리TV'는 여우쿠에 매일 12개 정도의 홍보 동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북한 영화, 드라마, 뉴스, 축제 공연 등이 포함돼있다.
이 매체가 지금까지 여우쿠에 올린 동영상의 조회 수는 총 343만건으로 파악됐으며 가장 인기를 끈 동영상은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북한의 축제 동영상으로 9만9천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북한 당국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서도 체제 선전을 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글로벌 타임스는 웨이보에 '평양 타임스'라는 계정이 있는데 매일 조선중앙통신사의 기사가 중국어로 번역돼 올라오며 북한 추종자들과 SNS상 교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트래픽 감시 사이트 '알렉사 닷컴'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의 접속자 지역의 76.2%가 중국이라면서 IP 주소를 추적해보니 이 사이트는 중국 선양(瀋陽)에 등록돼있었다고 밝혔다.
진창이(金强一) 연변대 국제정치연구소 소장은 "kp로 시작하는 도메인은 한국에서 접속이 차단돼있기 때문에 중국을 우회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한국인들이 보도록 겨냥해 체제 선전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