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5·18 항공작전일지 없다"…헬기총격 진실 어디에?(종합)

입력 2017-01-12 17:28   수정 2017-01-12 17:30

군 "5·18 항공작전일지 없다"…헬기총격 진실 어디에?(종합)

국방부, 연합뉴스 정보공개 청구에 '항공기 투입 여부조차 확인 어려워'

5·18 당사자 "헬기 뜨고 군대 이동했는데 기록 없다? 인정 못 해"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찾아낸 총탄 자국을 계기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 총격의 전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광주시 의뢰로 지난해 9월부터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벌인 총탄흔적 분석보고서를 공개했다.

국과수는 건물 최상층인 10층에서 발견한 탄흔 100여 개의 발사각도 분석 등을 통해 정지비행 상태에서의 헬기 사격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군 당국은 연합뉴스 정보공개 청구에서 관련 기록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가 국방부에 공개를 요청한 기록은 1980년 5·18 당시 광주 도심에 투입한 헬기 등 군 항공기에 대한 작전일지다. 기총 또는 소총 사격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임을 적시했다.

이에 대해 육군본부는 '본 기관이 보유 및 관리하는 문서를 확인한 결과 5·18 당시 항공작전일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동 기간 내 작전일지를 확인한 결과 관련 사실이 없다'고 통보했다.

육군본부 담당자는 항공작전일지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항공작전일지는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작전일지와 상황일지를 확인해보니 정보공개 요구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군 관계자의 설명은 헬기 총격이 있었다거나 없었다 중 어느 한쪽도 아닌 이를 증명할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항공기 투입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중사격 여부를 뒷받침할 공식 기록은 없는 상황이지만 헬기 총격에 대한 증언이나 주변 정황은 많다.

'5·18 시민군 상황실장' 박남선(63) 씨는 1989년 2월 23일 열린 국회 5·18 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광주특위) 29차 청문회에 출석해 "계엄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했다"고 증언했다.

1980년 5월 당시 시민수습위원장을 맡았던 고(故) 조비오 신부, 적십자대원으로 활동했던 이광영 씨, 시민목격자 정낙평 씨, 광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도 계엄군의 헬기 총격을 증언한 바 있다.

정수만(71) 5·18연구소 비상임연구원도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가 1980년 9월 육군본부에 제출한 '광주 소요사태 분석 교훈집' 일부를 최근 공개했는데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요청과 항공기가 무장 시위 및 공중화력 제공을 수행하도록 한 내용이 나와 있다.

1980년 당시 총상을 입었던 40대 여성의 몸에서 추출한 총탄 파편도 주목받았는데 5·18민중항쟁 부상자회는 파편을 미국 무기실험연구소(Forensic Science Consulting Group)에 보내 '중화기 탄환일 가능성이 크다'는 회신을 받았다.

5·18유족회장을 지낸 정수만(71) 5·18연구소 비상임연구원은 "과거사위원 활동 시절 국방부에 5·18 헬기사격 관련 자료를 요청한 적 있는데 그때도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며 "헬기가 뜨고 군대가 이동하는데 어떻게 기록이 없을 수 있느냐, 인정 못 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헬기사격은 5·18의 작은 부분일 뿐"이라며 "이번 보고서는 5·18 진실 규명의 초석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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