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는 박종철 열사 30주기 행사 이후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더 고민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박 열사의 기일인 14일 부산과 서울에서 열리는 추모행사를 마친 뒤 자체적으로 토론회를 열어 사업회의 방향성을 재정립할 예정이다.
지난 30년 가까운 사업회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낮은 자세로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겠다는 의미다.
우선 기념사업회는 박 열사의 고등학교·대학교 친구, 고문치사 사건 관련자의 증언·기억을 수집해 책으로 펴는 출판 사업을 진행한다.
책 이름은 '박종철과 나, 그리고 우리-그 30년의 기억'이다.
올해 6월에는 처음으로 박종철문학상을 제정하고 제13회 박종철 인권상 수상자도 선정할 계획이다.
박종철기념사업회는 박 열사가 숨진 지 2년이 지난 1989년 2월에 설립됐다.
박 열사가 못다 이룬 꿈을 이뤄 평화롭고 활력이 넘치는 민주주의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기념사업회는 2003년부터 국가권력의 부당한 폭압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려고 노력해온 사람, 단체에 매년 박종철 인권상을 수여해왔다.
부당해고 투쟁을 벌였던 KTX 여승무원 노조, 한진중공업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등이 그동안 이 상을 받았다.
박 열사가 물고문 등 가혹 행위로 숨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을 경찰청 인권센터로 사용하기로 결정됐을 때 기념사업회는 역사의 아픈 현장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논의를 활발히 벌여 2007년 박종철 기념관 건립 결정을 이끌었다.
기념사업회는 또 10여 년 전부터 기금을 조성해 장학사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저소득층 방과 후 공부방의 문화활동과 안산지역 고등학교 동아리를 지원해왔다.
열사의 모교인 부산 혜광고에서는 동문이 중심이 된 장학사업을 벌여 후학을 양성했다.
김학규 박종철열사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박종철 열사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디딤돌이 됐다"며 "열사가 염원했던 세상을 만들도록 국민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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