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의 필리핀 방문 맞춰 공식 사과·배상 재차 요구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일본의 경제 원조를 받기 위해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지 마라."
필리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필리핀 방문에 맞춰 마닐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과 지지자 수십 명은 이날 '2차 세계대전 위안부를 위한 정의를', '일본 군국주의 행보 중단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아베 총리의 필리핀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고 신화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필리핀을 찾은 아베 총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정부개발원조(ODA)와 민간투자를 합쳐 향후 5년간 1조엔(약 10조4천억 원) 규모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피해자단체인 '릴라 필리피나'의 레칠다 엑스트레마두라 사무총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본이 아시아의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를 아베 총리에게 제기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며 필리핀과 일본의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필리핀 여성인권단체인 '가브리엘라'의 좀스 살바도르 사무총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 원조를 받기 위해 진정한 정의를 요구하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외침을 저버리지 말라고 요구했다.
릴라 필리피나의 초기 회원은 174명이었으나 고령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70여 명 밖에 안된다.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단체 '말라야 롤라스'에 가입한 생존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90명에서 30여 명으로 줄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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