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성과보고회서 천내중 이은희 학부모 수기 최우수상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말썽꾸러기, 학교 가기 싫어했던 애물단지가 얄미운 오리새끼를 벗고 우아한 백조가 되었습니다"
교육부가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1년을 맞아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하는 성과보고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대구 달성군 천내중학교 학부모 이은희씨의 소감이다.
이씨는 '미운 오리새끼의 화려한 변신'이라는 제목의 수기에서 아들의 힘겨웠던 학교 생활이 자유학기제 덕분에 바뀐 경험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씨의 아들은 2남2녀 중 막내 늦둥이로 태어났다. 하지만 이씨 부부가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소를 운영하면서 40∼50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작 아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에도 한번 보내지 못했다고 한다.
늘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던 부모에게 아들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교에 안 가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또래보다 몸집이 작아 '4학년 초딩'이라는 놀림을 받은 데다 어려워진 교과서를 보고 겁을 먹은 탓이었다.
이씨는 "피가 거꾸로 솟고 눈물이 온몸에서 터져 나올 것 같은" 심정으로 아들과 아침마다 씨름을 해야 했다. 그는 "눈물은 애원이 되었고, 호소는 제발 엄마를 살려달라는 하소연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자퇴를 고민할 무렵, 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한다는 가정통신문이 날아들었다. 한 학기 동안 아이가 두려워하는 지필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꿈과 끼를 펼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실제로 수업시간은 공부 대신 놀고 즐기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별다른 특기가 없었던 아들은 자전거를 거꾸로 타는 어설픈 묘기를 보여주고 반 친구들의 박수를 받고 난 뒤 달라지기 시작했다.
새로 부임한 교장 선생님이 '큰 품을 품고 사는 아이, 남을 돕거나 솔선수범하는 아이, 마음껏 끼를 펼치는 아이'에게 다섯 가지 색깔의 배지를 나눠주며 격려해 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이씨는 "지각을 밥 먹듯 하던 아이가 눈만 뜨면 사라져 몇번이나 찾으러 다녔을 정도"라며 "말로만 듣던 기적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날 성과보고회에서는 이씨 외에 5명의 교사와 학생이 수기 부문 최우수상을 받는다. 이들을 포함해 총 81명(유공자 47명, 분야별 공모전 수상자 34명)이 수상할 예정이다. 우수 수업 사례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행사도 이어진다.
자유학기제는 2013년 42개 학교에서 시작돼 지난해 전국 모든 중학교(3천213개교)로 확대됐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가 활발해지고 교사, 학부모 만족도 점수도 올라가는 등 호응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준식 부총리는 "자유학기제로 학교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한 학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 학기로 계속 이어져 공교육 전반으로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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