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사 귀향 예우 차원…정치적 의도 없어" 확대 해석 경계
李지사, 潘 학창시절 보낸 충주가 고향…"정치적 결단 가능성" 분석도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지사가 오는 14일 고향인 충북 음성을 찾는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만나기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에서 반 전 총장을 견제하는 상황이어서 이 지사의 이런 결정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12일 오후 귀국한 반 총장은 오는 14일 오전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행치마을을 방문해 선친 묘소를 찾아 성묘하고, 오후에는 충주에 거주하는 모친 신현순(92) 여사에게 귀향 인사를 한 뒤 충주체육관에서 사회단체들이 마련하는 환영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행치마을을 찾아 반 전 총장을 만나 귀향을 환영하기로 했다.
이 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회식에 참석하는 등 충북 많은 애정을 보였다"며 "반 전 총장 귀향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귀향하는 지역 인사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지사가 귀향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이번 일정이 단순한 고향 방문이 아니라 사실상 대선 출정식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이 지사의 행보와 관련, 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지사의 고향은 충주다. 충주는 반 전 총장이 초·중·고등 학창 시절을 보낸 곳이고, 그의 노모가 거주해 고향이나 다름없다.
이 지사는 그동안 줄곧 반 전 총장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반 전 총장과 이 지사는 오랫동안 두터운 교감을 나눠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15년 12월 서울디지털포럼(SDF)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던 반 전 총장은 당시 짧은 일정 탓에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자 이 지사에게 전화해 "방한 기간에 고향인 충북을 찾아 도민과 어르신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마땅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 지사와 반 전 총장의 이런 관계 때문에 일각에서는 반 전 총장이 바람몰이에 성공, 유력 대권 주자로 안착하게 되면 이 지사 역시 '정치적 결단'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귀국을 계기로 충북에서는 '충청권 대망론' 깃발 아래 정치권이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 귀향 행사에 경대수(음성·진천·증평) 의원 등 충북지역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지방의원 등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을 비롯한 충북의 여권 인사 상당수가 '친반(親潘)' 진영에 합류하는 등 벌써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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