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갈수록 험난해지는 정치적 지형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국제적으로 유명한 인물인 반기문 전(前) 유엔 사무총장이 탄핵소추된 대통령의 후임자가 되려는 일에 어려움이 점점 커지는가운데 고국으로 귀환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반 총장이 지지율에서 여러 달 선두를 지켰지만, 최근엔 그의 정책들이 결국 부패로 얼룩진 박근혜 정부와 기조가 같을 것이라는 인식과 인기 없는 일본과의 갈등 해결 협상을 지지한 일 때문에 잠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동생과 조카가 전날 미국에서 뇌물 관련 혐의로 기소된 일도 그의 대선 후보자격을 추가로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경쟁자들이 반 전 총장은 부패, 경제성장 둔화, 청년실업, 재벌 문제 등유권자들의 고민을 잘 모르는, '변화를 반대하는 낡은 엘리트 관료'라고 공격하고 있다면서 한국 사회의 이런 문제들이 지난해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대학교 정치학과 로버트 켈리 교수는 WSJ에 "그는 구식 관료이며 그 점에서 나는 한국인들이 그를 선택할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유권자들은 반기문을 변화를 가져올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매우 '대가 약한 사람'(milquetoast)"이라면서 "올해는 수십만명의 한국인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한 '격동의 해'(big year)"임을 상기시켰다.
이 신문은 반 전 총장 지지율이 최근 하락했으나 야당이 그에게 최다득표자 승리를 넘겨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정치분석가들은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분석가 스캇 시맨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자료에서 동생과 조카의 피소는 반 전 총장을 "훨씬 덜 매력적인 후보'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시맨은 "반 전 총장이 친인척 비행과 자신이 무관하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주장하고 있음에도 언론과 정적들은 그를 계속 따라다니며 괴롭힐 것이며, 그가 다져온 청렴 이미지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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