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림 병합은 불법' 美국무 내정자 발언에 "동의 못해"

입력 2017-01-12 22:05  

러시아, '크림 병합은 불법' 美국무 내정자 발언에 "동의 못해"

크렘린궁 "인내심 갖고 설명해 나갈 것…푸틴-트럼프 좋은 관계 구축 기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불법이며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한 데 대해 러시아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12일(현지시간) 틸러슨 내정자의 인준청문회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페스코프는 "틸러슨의 발언을 파악했으며 러시아는 인내심을 갖고 이 문제의 핵심을 설명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당연히 그러한 입장(크림병합이 불법이라는 입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우리의 입장을 합당한 근거를 통해 설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틸러슨 내정자는 11일 상원 외교관계위 인준청문회에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이 불법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크림에 대한 러시아의 권리를 인정하는가'라는 질문에도 "러시아는 자신들에 속하지 않은 영토를 점령했다"면서 부정적으로 답했고 "러시아의 크림 병합에 대해 미국 행정부가 강하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옛 소련의 발트3국 병합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절대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는 "이것(러시아의 크림 병합 인정)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인 어떤 협정이 마련되는 것"이라면서 "그런 협정이 없으면 우리는 절대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분쟁과 관련 "휴전이 지켜지길 기대하지만 그와 별개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3월 크림 주민들의 러시아 귀속 결정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반도 병합을 단행했으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를 강력히 비난하며 러시아에 대해 각종 제재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할 수 없다는 틸러슨 내정자의 발언은 지난해 대선 운동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했던 발언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운동 기간인 지난해 7월 "내가 들은 바로는 크림반도 사람들은 차라리 러시아에 속해 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옹호하는 듯한 말을 했었다.

한편 페스코프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오는 20일 취임할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관계를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모든 문제에서 합의를 이룰 순 없을 것이며 러시아도 그러한 것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대화를 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많은 복잡한 문제들의 해답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자신이 취임하면 러시아가 다른 미 정권에서보다 미국을 더 존중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푸틴 대통령은 여러 발언과 행동을 통해 미국 파트너를 존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하지만 존중은 상호적인 것이며 일방적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미국이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취할 때만 양국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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