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은행 구조조정 본격화…UBI방카 "3개 부실은행 1유로에 매입"

입력 2017-01-13 02:10  

伊은행 구조조정 본격화…UBI방카 "3개 부실은행 1유로에 매입"

우니 크레디트, 130억 유로 규모 증자 결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막대한 부실 채권을 떠안으며 벼랑 끝에 몰린 이탈리아 은행권이 새해 들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산 규모로 이탈리아 5위 은행인 UBI방카는 12일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4개 은행 가운데 방카 마르케, 방카 에트루리아, 카리키에티 등 3개 은행을 1유로(약 1천260원)에 사들이는 제안서를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소유한 안정화기금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빅토르 마시아 UBI방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이들 세 은행을 인수할 경우 2020년까지 12억 유로(약 1조5천억원)의 수익이 기대된다"며 "인수 작업을 위해 가능한 빨리 4억 유로(약 5천억원) 규모의 증자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11월 카리페라라 은행과 함께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이들 세 은행은 합산 자산 규모가 233억 유로(약 29조3천억원)에 달하지만, 수익은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발표 이후 밀라노 증시에서 UBI방카의 주가가 한때 12% 이상 폭등하는 등 시장은 이번 인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인 방카 이탈리아는 지난 여름 개인 자산 투자자들의 인수 제안을 가격이 너무 낮다며 거부한 바 있다. 이번 거래의 결정 기한은 오는 18일까지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우니 크레디트도 이날 주주 총회를 열어 현재 자산 규모와 맞먹는 130억 유로(약 16조1천억원) 규모의 증자안을 공식 승인했다.

장-페에르 무스티에 우니 크레디트 CEO는 "향후 몇 주 동안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투자자들을 만날 것"이라며 "증자 성공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수익 악화와 악성 채권 등의 요인으로 주가가 약 45% 떨어진 우니크레디트는 지난 달 130억 유로의 증자안과 함께 2019년까지 1만4천명 감원 등의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경부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정부가 마련한 200억 유로(약 25조2천억원) 규모의 은행 구제 기금을 이용,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의 회생에 신속히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7월 유럽연합(EU) 주요 은행을 상대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꼴찌를 한 BMPS는 50억 유로(약 6조3천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꾀한 자체 자구안이 실패로 돌아간 후 회생을 위해 정부 구제 금융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은행은 당초 50억 유로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됐으나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연말 BMPS의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앞선 추정치보다 불어난 88억 유로(약 11조1천억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예측을 내놨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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