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서 6자회담 아닌 미북 양자대화 촉구…"핵재앙 피해야"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의 저명 핵 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북한에 특사를 보내 대화에 나설 것을 제의했다.
그는 "북핵과 같은 민감한 이슈는 공개되지 않는 소규모 환경에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6자회담 같은 다자협상 테이블에서는 달성될 수 없다"며 미북 양자대화를 촉구했다.
북핵에 대한 세계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서방 과학자로는 가장 최근인 지난 2010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탐방했던 그는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연구원,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 명예소장 자격으로 이날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은 반드시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헤커 박사는 "핵 시계는 계속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다"며 "북한이 6∼7주마다 핵무기를 하나씩 추가로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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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매우 불확실하지만, 내 추산으로 북한은 핵무기 20∼25개를 만들만한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헤커 박사는 "트럼프는 대통령 특사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어 "대화는 북한 정부에 보상을 주거나, 양보를 하자는 게 아니며 또한 핵 무장된 북한을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로 잘못 해석돼서도 안 된다"면서 "대화는 매우 중요한 소통의 고리를 복원해 핵 재앙을 피하고자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접근하더라도 트럼프 당선인은 잃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달래는' 모양새에 국내 정치에서는 다소 불리해질 가능성은 있지만, 국제사회는 반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트럼프)는 거의 틀림없이 중국의 지지를 얻을 것이고, 미북 양자 대화에 대해 한국, 일본, 러시아의 지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을 확장할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동맹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인권유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진전을 향한 열린 자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대화가 '핵무기를 버리면 더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북한 정권에 설득시키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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