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기구매 대부분 미국제…10여년간 36조원 썼다

입력 2017-01-15 08:00   수정 2017-01-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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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무기구매 대부분 미국제…10여년간 36조원 썼다

한국군-주한미군 연결고리 '카투사'에 3년간 264억원 지원

평택기지 조성에 8조9천억 부담…'美방위비 증액' 대응논리로 제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정진 기자 = 우리나라가 지난 10여 년간 미국에서 36조원이 넘는 무기를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군 단일기지로는 세계최대 규모인 평택 미군기지를 조성하는 데 8조9천억원을 부담하고, 미군이 주둔하는 국가에서 유일한 '카투사(KATUSA: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운영에도 지난 3년간 264억원이 투입됐다.

우리 정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오면 "미국에 할 만큼 하고 있다"면서 이런 비용 규모를 주요한 대응논리로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방사청이 개청한 200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미국에서 36조360억원어치의 무기를 구매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국방예산(38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미국 다음으로 많이 구매한 국가는 통계조차 내기 미미한 수준"이라며 "사실상 무기 대부분을 미국에서 구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미국산 무기는 정부간 거래 방식이나 마찬가지인 정부보증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26조9천621억원어치를, 업체와 상업구매로 9조739억원어치를 각각 조달했다.

FMS 방식의 구매가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무기 판매에 '한미동맹'이란 특수한 관계를 이용한 미국 정부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주요 연도별로 보면 방사청이 문을 연 2006년 2조568억원,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9조2천86억원,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2조8천548억원, 2014년 8조6천78억원, 2015년 6조6천799억원, 지난해 10월까지 4천114억원 등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13조9천644억원어치였으나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18조5천539억원으로 미국산 무기 구매액이 급등했다.

7조4천억원대의 F-35A 전투기 40대와 1조3천억원대의 글로벌호크 4대 도입, 1조7천억원 규모의 KF-16 134대의 성능개량 등 현재 진행되는 대형 무기사업과 관련해서도 10조원이 넘는 돈이 미국에 지급될 예정이다.

또 평택 미군기지를 조성하는 데 우리 측은 8조9천억원을 부담한다.

총 17조1천억원이 소요되는 평택기지 조성에 미국 측은 용산기지와 2사단 이전 등으로 8조2천억원을 부담한다.

올해 말까지 공사가 마무리될 평택기지 1천467만7천㎡(444만여평) 부지에는 513동(미측 287동, 한측 226동)의 건물이 들어선다. 여의도 면적(290만㎡·87만여평)의 5배에 이르며, 외국에 있는 미군기지를 포함해 단일기지로는 세계최대 규모이다.

미군이 주둔하는 국가 가운데 한국에서만 운영하는 '카투사'에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2013년 80억원, 2014년 86억원, 2015년 98억원 등 국방비에서 충당하는 카투사 운용예산은 해마다 증액되고 있다. 국방부가 3년 예산밖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1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카투사는 주한미군 부대에서 미군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한국군을 말한다.

2천여명에 달하는 카투사는 한국 문화와 언어 등에 낯선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카투사들의 도움으로 주한미군은 낯선 이국땅에서 조기에 적응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한미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지난해 9천441억원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을 냈다"면서 "여기에다 미국산 무기 대량구매와 카투사 운영, 평택기지 조성 등 간접적인 예산까지 합하면 한미동맹에 기여하는 안보비용 부담 규모가 미국 동맹국 중 최상위권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이런 실정을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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