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만 진입, 반도체 업황 호조 덕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19개월만에 '마의 벽'으로 여겨지던 주가 5만원대에 다시 진입했다.
지난 11일 5만1천600원에 장을 마치며 2015년 6월 2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5만원대에 복귀했다.
SK하이닉스의 사상 최고가는 2014년 7월 17일 장중 기록한 5만2천400원, 종가 기준 최고가는 같은 해 7월 8일의 5만1천900원이다.
11일까지 닷새 연속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곧바로 사상 최고가 도전에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12일 하락 반전했다. 13일에는 중국기업이 반도체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소식이 부담으로 작용,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작년 1월 2만원대에 머물던 SK하이닉스는 9월에 4만원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어 12월 초 7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급격하게 상승세를 탔다.
이 덕분에 시가총액 순위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까지 급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015년 말에만 해도 시가총액 8위에 머물렀다. 반도체 호황 덕에 11월 시총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13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36조6천185억원으로 3위인 현대차[005380](32조8천211억)를 크게 앞섰다.
이러한 주가 상승은 주력 상품인 D램과 낸드의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에다 2조원이 넘는 공격적인 신규 투자로 생산능력 확대 기대감이 더해진 덕분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 판단의 기준이 되는 'PC용 D램 DDR3 4GB(기가바이트) 모듈(현물)'의 평균계약가격은 작년 11월 18달러에서 이달 초 25달러까지 올랐다. 두 달 사이 약 39% 급등했다.
여기에 삼성전자[005930]의 작년 4분기 깜짝실적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왔다는 분석도 SK하이닉스의 주가상승에 더욱 탄력을 붙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각각 50%, 25% 안팎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 중국의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이 7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시설 투자 결정에 내렸다는 보도가 대만 매체를 통해 나왔다. 이 소식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해 동반 하락세로 마감하게 했다.
하지만 대부분 증권사는 중국의 투자가 단기에 국내 업체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중국의 D램 시장 진입이 여전히 쉽지 않고 최근 업황은 호조세인 만큼 이번에는 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하려면 3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수급 영향도 미미하다"고 예상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시장 진출이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절대적 지배력을 확보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중국이 반도체시장에 진출하려면 향후 산업 인프라 형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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