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대학생 176명 설문
(안양=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은 잘못된 방법으로 젓가락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한국젓가락협회 회장) 교수는 최근 남녀 대학생 17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5.3%(115명)가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4일 밝혔다.
젓가락을 바르게 잡았을 때 손 모양은 젓가락 두 개 사이에 중지가 들어간 상태에서 검지와 약지가 젓가락 위아래를 각각 감싸고 엄지가 바깥쪽으로 젓가락 위에 자연스럽게 올려진 형태다.
물건을 집을 때는 아래쪽 젓가락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 고정한 다음 위쪽 젓가락을 움직인다.
김 교수는 잘못된 젓가락질을 고치지 않으면, 1천 년간 이어진 전통문화인 젓가락 문화가 변형되거나 단절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젓가락 문화가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중국,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쇠젓가락을 사용하면서 섬세한 방법으로 젓가락질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현재 학교 교육에서 이뤄지는 젓가락질 교육이 체계적이지 않고, 관련 연구도 거의 없어 젓가락문화는 위기에 직면해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진행한 젓가락 실태조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10여 년 전 학생들이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고 2004년 처음으로 젓가락질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당시에도 성인 10명 중 6명꼴로 불량으로 젓가락질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김 교수는 얼마후 비영리단체인 한국젓가락협회를 설립했다.
협회에서 상시 근무하는 직원은 없지만, 김 교수 뜻에 동의해 협회에 가입한 회원 50여명이 이따금 학교나 기관을 찾아 젓가락질 교육에 힘쓰고 있다.
사람들의 올바른 젓가락질을 돕는 기능성 젓가락을 개발하기도 한 김 교수는 길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젓가락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도 종종진행한다.
김 교수는 "일본은 젓가락을 음식과 사람을 연결하는 '신'으로 모시며 매년 정부가 주관해 젓가락 관련 행사를 열고 그 문화를 소중히 지켜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젓가락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기울여 우수한 전통문화를 계승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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