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 장례 축소시도에 유족들 분통

입력 2017-01-13 17:23  

러 국방부 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 장례 축소시도에 유족들 분통

혹한에 길거리 추도식 추진…"실종자 시신 물고기가 다 먹었을 것" 발언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해 말 발생한 러시아 국방부 소속 항공기 추락 사고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를 두고 국방부와 유족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온라인 뉴스통신 '뉴스루'에 따르면 유족들은 국방부가 추락사고와 희생자 장례 등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꺼려 장례 의식을 소규모로 조용히 치르려 하고 있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또 희생자 시신 수습 작업과 관련해서도 부적절한 발언을 해 유족들의 반발을 샀다.

유족들은 당초 이번 주 중에 열릴 장례식에 앞서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대규모 추도식을 거행할 계획을 세우고 교회 측과 의논해 원칙적 승인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방부는 모스크바 북동쪽 외곽 미취시 지역의 국방부 산하 군인추모묘지를 장지로 정하고 추도식도 묘지 인근 길거리에서 간단하게 치르려 하고 있다.

이에 한 유족 관계자는 "전세계가 다 아는 사건인데 그들(국방부)은 조용히 장례식을 치르고 혹한에 길거리에서 추도식을 하려한다"며 분통을 터뜨렸고, 또 다른 유족 관계자는 "그들의 목표는 서둘러 매장하고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족들은 모스크바 시내 정교회 사원에서 규모 있고 공식적인 추도식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유족은 "국방부가 유족들과 연락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언제나 그렇듯 그들은 많은 약속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가 즉각적 지급을 약속했던 위로금도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과 관련한 국방부 관계자의 실언도 유족들의 분노를 키웠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유족과의 면담에서 '구조·수색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걱정하지 마라. 이미 물고기들이 (실종자) 모두를 다 먹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유족 관계자는 전했다.

시신 감정팀은 이날 DNA 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희생자 70여 명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확인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정팀은 사고기가 해상에 추락하면서 훼손된 탑승객들의 시신 잔해들을 수거해 친인척들과의 DNA 대조 작업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투폴레프(Tu)-154 항공기가 지난달 25일 새벽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를 출발해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임 공군기지로 향하던 중 흑해 상공에서 바다로 추락했다.

이륙 2분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세계적 명성의 러시아군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을 포함한 92명의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사고조사팀이 추락 원인 규명에 매달리고 있는 가운데 아직 정확한 원인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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