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오줌싸개 우리아이 최고 치료법은 '칭찬'

입력 2017-01-14 08:00  

<건강이 최고> 오줌싸개 우리아이 최고 치료법은 '칭찬'

벌주는 대신 자긍심 잃지 않도록 어루만지고 다독여줘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자다가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경험을 한다. 70~80년대만 해도 이렇게 오줌을 싼 아이들은 엄마한테 혼이 나는 것은 물론이고 키를 뒤집어쓴 채 이웃집에 소금을 얻으러 돌아다녀야 했다. 이런 놀림을 받으면서 다시는 오줌을 싸지 않게끔 바짝 긴장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아이들을 싸잡아서 '오줌싸개'라고 놀렸지만, 요즘은 '소아 야뇨증'이라는 정식 질환으로 진단하고 치료한다. 의학적으로는 나이가 5살이 넘어서도 밤에 무의식적으로 이불에 소변을 지리는 증상이 1주일에 최소 2회 이상, 적어도 3개월 이상 나타날 때 소아 야뇨증으로 본다.

14일 대한야뇨증협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야뇨증은 5세 이상 소아의 20%에서 발생하고, 연간 자연 회복률은 15% 정도다. 1%가량은 18세 이후에도 야뇨증이 지속한다는 보고도 있다.

소아 야뇨증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뉘는데 일차성은 처음부터 아예 소변을 가린 적이 없었던 경우로 전체 소아 야뇨증 환자의 75~90%를 차지한다. 이차성은 적어도 몇 달간은 밤에 이불을 적시지 않다가 갑자기 소변을 지리는 경우로 전체 소아 야뇨증 환자의 10~25%가 이에 해당한다.

야뇨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차성 야뇨증은 유전적 요인이나 호르몬 분비의 이상, 수면장애, 방광용적의 감소, 야간다뇨, 발달지체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차성 야뇨증은 요로감염, 폐쇄성 요로질환, 만성신부전, 신경장애와 같은 기질적인 원인에다 부모의 불화, 동생의 출생, 입학, 이사 등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중에서도 야뇨증의 원인으로 최근 주목받는 게 유전적 요인이다. 부모 중 한 명에게 야뇨증이 있었다면 자녀가 야뇨증을 앓을 가능성은 44%가 되며, 부모가 모두 야뇨증이 있었다면 그 가능성은 77%로 증가한다.

야뇨증을 치료하려면 저녁 6~7시 이후에는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소변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오후 4시 이후에는 당분이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필수다.

가장 간단한 초기 치료법으로는 밤에 이불을 적시지 않았을 때 칭찬을 해주는 것이다. 오줌을 적신 데 대해 벌을 줄 경우 아이의 정서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오줌싼 이불을 치우고 빠는데 아이도 참여하게 함으로써 치료의 주체가 아이 자신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반면 아이가 자는 중간에 깨워서 소변을 누이는 것에 대해서는 치료 효과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야뇨경보기를 사용하는 행동치료법도 있다. 이불에 오줌을 싸면 자명종이 울리게 돼 있는데 이때 아이를 깨워 화장실에 가게 하면 소변이 마려울 때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조건반사가 생기는 메커니즘을 이용한 방식이다. 이 방식의 치료율은 30~60%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자명종이 울릴 때 환아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도 깨야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약물치료로는 항우울제인 이미프라민과 항이뇨 호르몬 유사체인 데스모프레신, 부교감신경 억제제를 쓸 수 있다. 이미프라민은 소변 생산량을 약간 줄이고 수면 패턴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나타내는데 성공률은 30~60%다. 다만 부작용으로 불안, 입마름, 심박동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데스모프레신은 소변 생산량을 줄이며 성공률은 40% 수준으로, 저녁에 수분 섭취만 잘 제한하면 부작용은 거의 없다.

부교감 신경억제제는 단순 야뇨증에는 사용하지 않고 낮에도 급박뇨, 빈뇨, 요실금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한다. 만약 각각의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복합요법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강주형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야뇨증을 방치하면 아이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 있고, 성격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야뇨증이 있는 아이들이 자신을 오줌싸개로 인식해 자긍심을 잃지 않도록 어루만져주고 다독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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