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출연, 대통령이 안종범에 지시한거라 생각"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목적이 문화·체육계에 우파가 없다는 정부의 판단 때문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3차 공판에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이러한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현재 기획재정부에 근무하는 방모 전 행정관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면 '두 재단의 설립과정을 아는가'라는 물음에 방 전 행정관은 "문화·체육계에 우파가 없다고 단체를 만들라 했다"고 대답했다.
방 전 행정관은 "나는 사단법인으로 만드는 형태를 검토했지만 안 전 수석이 재단법인으로 하자고 해서 다른 문화재단의 출연규모 등을 검토했다"고 진술했다.
방 전 행정관은 2015년 7월과 2016년 2월∼3월에 진행된 박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개별 면담에 필요한 '말씀 자료'를 작성한 인물로, 해당 자료에 두 재단의 출연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간 경위도 밝혔다.
각 기업의 대관업무 담당자로부터 기업 현황 자료를 받은 다음 이를 바탕으로 '말씀 자료'를 작성했다는 게 방 전 행정관의 설명이다.
특히 두 재단의 출연 문제와 관련해 방 전 행정관은 "잘은 모르지만 박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서 작성하라고 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박대통령이 두 재단 형성에 깊숙이 관여했음을 시사했다.
재단 출연이 끝난 2016년 2월∼3월에 작성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면담 관련 '말씀자료'에 다시 재단 출연이 언급된 이유를 묻자 방 전 행정관은 "기금 출연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한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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