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예다원 전통혼례용 '귀족 수탉' AI에 희생

입력 2017-01-13 19:09   수정 2017-01-13 22:34

횡성 예다원 전통혼례용 '귀족 수탉' AI에 희생

(횡성=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강원도 횡성에서 지난 6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가운데 전통예절원에서 전통혼례용으로 키우던 '귀족 수탉'이 매몰 처분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3일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행정리에 있는 전통예절원 '예다원'(대표 이혜경)에 따르면 예다원이 키워온 수탉 '숫돌이'가 지난 12일 다른 닭 4마리와 함께 AI 예비적 살처분 차원에서 매몰됐다.

7년여 동안 가족처럼 함께해온 숫돌이를 갑작스럽게 보낸 예다원 식구들은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대표 이씨는 숫돌이가 6년 전 아들과 지난해 5월 딸 전통혼례 때 남성의 상징으로 날렸던 닭이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

다른 수탉 가운데서도 제일 씩씩하고 씨받이 역할도 잘해 남편과 "자연사할 때까지 기르자"고 약속했던 닭이다.

7년 전 강원도 홍천에 사는 지인이 "집이 좁으니 가져가서 넓은 곳에서 키워보라"며 줘 병아리 때 데려왔다.

2013년에는 산짐승이 내려와 키우던 20여 마리를 모두 잡아갔는데도 숫돌이만 살아남았다.

이씨는 다른 닭들을 지키지 못하고 혼자 살았다고 "멍청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꿋꿋이 살아남아 고맙다고 "씩씩이"라고 더 많이 불렀다.

이씨는 "AI가 발생한 학곡리와 10㎞ 가까이 떨어진 데다 멀쩡한 닭들이 살처분됐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연이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지인들에게 알려지면서 이씨를 위로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예절강사 출신인 이씨는 10여년 전 횡성으로 이사한 뒤 예다원이라는 이름으로 예절과 전통 다도와 꽃차 수업 등을 하면서 전통혼례 연출도 하고 있다.

ryu62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