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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스페인 정부가 자국 표준 시간대를 한 시간 늦춰 그리니치표준시(GMT)로 복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현재 시간대가 문제없다"면서 반대하고 나섰다.
스페인 정부는 특유의 늦은 밤 문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런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스페인이 이미 '정확한' 시간대를 채택하고 있으며 시간대 변경으로 국민 생활방식이 바뀌지도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스페인은 1940년 독재자인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 시절 나치 독일과 연대감을 드러내기 위해 GMT보다 한 시간 빠른 중부유럽표준시(CET)를 채택했다.
스페인은 CET를 채택한 국가 중 가장 서쪽에 있는 국가로 인접국인 대서양 연안의 포르투갈과 카나리제도 등은 이미 GMT를 사용하고 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학의 호르헤 미라 응용 물리학과 교수는 14일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에 시간대 변경은 문제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간대 변경으로 오는 혼란 때문에 큰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면서 "시간대는 단지 시곗바늘에 불과하므로 시간대 변경으로 생활방식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라 교수는 또 "평면 지구 지도를 놓고 시간대 변경을 논해서는 안 된다"면서 "유럽 대륙 북부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스페인이 위치한) 남부보다 짧으므로 이 두 지역을 단순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과학연구고등위원회 소속 과학자인 호세 페르난데스 알베르토스는 "생활방식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시간대가 아니라 태양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의 동쪽과 서쪽이 시간대가 같지만, 습관이 다른데 이는 태양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인에서 통상적인 사무실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오후 2시와 오후 4시∼8시로 나뉘어 있으며 중간에 긴 점심시간이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 부모들은 저녁 근무와 육아 등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아왔다.
GMT 표준시가 도입되면 이러한 근무시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정부는 표준시가 변경되면 통상적인 근로시간이 오후 6시에 끝나 '저녁이 있는 삶'으로 생활방식이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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