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정부 시절 '반기문 외교안보수석, 박세일 사회복지수석'
朴, 범여권 '개혁보수' 대부 역할…바른정당·제3지대 인사들과 가까워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국내 활동을 막 시작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옛 동료'인 고(故) 박세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상가에 조문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13일 별세한 박 명예교수와 함께 김영삼(YS) 정권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며 김 대통령을 함께 보좌했다.
외무고시 출신으로 외무부 제1차관보를 지낸 반 전 총장은 1996∼1998년 의전수석과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과 서울대 교수 등 학자 출신인 박 명예교수는 1994∼1996년 정책기획수석으로, 이어 1996∼1998년 사회복지수석으로 청와대에서 일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인연 등을 고려하면 조문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아직 주말 일정이 유동적이라 조문 여부를 확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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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이 박 명예교수를 조문할 경우 당분간 거리를 두기로 했던 정치권 인사들과의 '조우'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0년간 국제기구 수장으로서 국외에 머무른 반면, 박 명예교수는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을 지내고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과 여의도연구소장 및 정책위의장을 맡는 등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이다.
박 명예교수는 특히 한나라당 시절 소장파들의 '대부'로 불렸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나경원, 최경환, 유승민, 이혜훈, 정두언, 박형준 등을 '정치 신인'으로 발굴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바른정당에 몸담은 김무성 의원은 새누리당 대표 시절 박 명예교수의 여의도연구원장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박 명예교수는 최근 정의화 전 국회의장 주도로 설립된 사단법인 '새한국의 비전'에서 고문을 맡는 등 '비패권주의'와 '제3지대'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반 전 총장의 향후 예상 행보와 정치적 공통분모가 적지 않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박 명예교수는 범여권 정치인들과 교분이 두텁고, 특히 반 전 총장 영입을 바라는 바른정당이나 제3지대 인사들과 가깝다"며 "반 전 총장이 상가에서 이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경우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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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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