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강점 보인다던 톤, '수비용 용병' 전락
(안산=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던 현대캐피탈에 비상이 걸렸다. 4라운드 들어 경기력은 떨어지고, 성적 역시 함께 떨어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OK저축은행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3-2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 때문인지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최 감독은 "이상할 정도로 저희랑 붙는 팀들의 몸 상태가 최고조에 올라와 있는 거 같다. 상대 선수들의 서브도 너무 잘 들어온다. 작년에는 이런 위기도 슬기롭게 넘어갔는데, 올해는 2단 공격이 약점이다 보니 넘겨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은 오레올 까메호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해 문성민과 2단 공격을 책임졌지만, 올해 선발한 톤 랭 밴 랭크벨트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공격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원래부터 수비 쪽에 더 많은 기대를 하고 데려온 선수지만, 톤은 외국인 선수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결정력에서 부족한 모습을 노출한다.
이날 톤은 13득점을 올리는 동안 공격성공률 42.85%에 그쳤고, 경기 후반에는 리시브에만 전념하고 문성민이 레프트로 옮기기까지 했다.
최 감독은 "우리도 톤의 능력을 100% 알아야 해서 4세트부터는 (여)오현이와 둘이 리시브를 전담시켰다. 후반에는 리시브가 안정됐지만, 사실 어떻게 (기량을) 판단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최근 최 감독은 톤과 대화를 했는데, 그는 세터가 문제냐는 질문에 "그게 아니라 내 멘탈의 문제"라는 답을 내놨다고 한다.
최 감독은 "얼마나 더 잘하려고 하느냐. 그냥 가진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지만, 톤은 "내가 못했을 때 자신을 압박해 무너진다"며 심리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4라운드 2승 3패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대캐피탈이 살아나려면, 톤이 공격에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최 감독은 "톤에 대해 어떻게 답을 내릴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뭔가 변화를 주지 않으면 5라운드에도 계속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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