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TV 연설서 "공정하지 않은 방안에 양보 기대하지 말라는 뜻 밝혀"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키프로스 평화회담이 제네바에서 성과 없이 막을 내린 후 터키 대통령이 터키군 완전 철수는 불가하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3일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터키군을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절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키프로스공화국·그리스 진영과 견해 차가 컸으며, 터키는 양보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키프로스가 협상에 애를 쓰고 진솔하게 임했으나, 키프로스공화국과 그리스는 여전히 다른 기대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 막판 통일 로드맵 도출이 임박한 것처럼 외신을 통해 알려졌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설명은 그에 상반된 것이다.
터키군을 전부 철수하는 것은 불가하며, 그 점은 전에 이미 논의가 된 부분이라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주장했다.
또 앞서 협상에서 연방제 통일 이후 남측이 대통령을 2회 맡고 이후 북측이 1회 맡는 '순회 대통령제' 방식을 논의했으나 이번 회담에서 남과 북이 각각 4회와 1회를 배출하는 방식이 제안돼 수용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공정하고 포괄적인 방안이 아니라면, 우리에게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라고 제네바에서 말했다"고 밝혀, 이번 회담에서 양보할 뜻이 전혀 없었음을 내비쳤다.
남쪽 키프로스공화국과 터키군이 점령한 북키프로스는 민족·종교적 뿌리가 다르다.
키프로스공화국은 그리스어를 쓰고 그리스정교회를 믿지만, 북키프로스는 터키어를 사용하고 대부분 무슬림이다.
키프로스가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그리스계와 터키계는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갈등을 빚었다.
1974년 그리스의 지원을 받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키프로스 섬을 침공해 키프로스 북부를 점령,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이런 연유로 키프로스공화국과 북키프로스 가운데 전자가 국제법적으로 인정을 받는 정식 국가다.
2004년 양측은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이 제시한 통일안으로 국민투표까지 벌였지만 키프로스공화국 주민이 압도적으로 반대해 통일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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