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앞두고 ICBM 잇따라 언급…대북정책 전환 요구
아태평화위 "美민주당 참패, 대북정책 실책과 무관치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준비작업 마감단계'라고 밝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정정당당한 자주적 권리의 행사"라며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4일 개인필명 논평을 통해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인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륙간탄도로케트(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의 길로 나가는 것은 국제법에도 저촉되지 않으며 그 누구의 시비(빗)거리로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논평은 ICBM 개발이 "철두철미 날로 악랄해지는 미국의 핵전쟁 위협에 대처한 자위적 국방력 강화 조치의 일환"이라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한 미측 인사들이 대북제재 지속 의지를 밝힌 것을 비난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우리를 대할 때"라며 "사태의 악화를 원치 않거든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릴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같은 날 대외 선전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관계자 명의로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자신들을 ICBM 개발로 떠민 '장본인'은 "장장 수십 년간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말살하기 위한 시대착오적인 적대시정책에 악랄하게 매달려 온 미국"이라고 강변했다.
또 ICBM이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는 등 기존 관영 매체의 언급을 반복했다.
북한은 김정은이 지난 1일 육성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라고 밝힌 이후 각종 관영 매체와 유엔 상대 서한, 주러시아 북한 대사의 현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ICBM 관련 언급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오는 20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가 출범하기에 앞서, 미국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ICBM 관련 위협 수위를 높여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관영 매체는 아직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날 공개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대변인 담화가 미국의 정권교체 사실을 거론하며 사실상 트럼프를 겨냥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담화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책'을 거론하며 "얼마 전에 진행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계승을 주장하였던 민주당 후보가 예상치 못한 참패를 당한 것은 이러한 정세 흐름과 절대로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가 누구이든 대세에 역행하는 어리석은 망동에 매달린다면 차례질(초래될) 것은 오직 비참한 패배와 파멸뿐"이라고 위협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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