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 최신 장비를 갖춘 미국 최정예 부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폴란드에 배치됐다.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는 지난 14일 폴란드-독일 접경지대 자간에서, 이곳에 12일 도착한 미군 1천여 명을 환영하는 행사를 벌였다.
이 병력은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 포트 카슨 주둔 제4 보병사단 예하 제3 기갑 전투여단 전투팀 소속으로, '강철 여단'으로 불리는 등 상시 전투태세를 갖춘 최정예 병력으로 통한다.
미국은 이번에 4천여 명을 탱크, 장갑차, 대포 등 2천400여 군 장비와 함께 유럽에 파견했으며, 이들은 폴란드에 앞서 지난 8일 독일 브레머하펜에 도착했다.
이번 배치는 미국이 유럽에 병력을 배치한 규모로는 냉전 종식 후 최대 수준이다. 이 병력은 폴란드 외에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발트 해와 동유럽 국가 7개 지점에 배치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훈련한다.
시드워 총리는 "미군 배치는 폴란드, 동유럽 안전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전략의 일대 진전"이라며 큰 환영을 표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미군 병력과 탱크의 폴란드 배치는 러시아에 위협이 된다"며 "어떤 국가라도 자국 국경 인근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파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며칠 앞두고 이루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중 나토의 효용을 의문시하고, 미군의 유럽 주둔비 중 유럽 국가들의 분담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친러시아 행보와 함께 유럽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 약화 우려를 자아냈다.
폴란드 정부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이 동유럽 안보를 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 이후 유사 사례가 다른 동부 유럽 국가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지명을 받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나토 최고 연합사령관 출신으로, 최근 인준 청문회에서 유럽 안보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천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이런 입장을 수차례 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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