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 사회의 불평등 심화를 지적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비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같은 억만장자가 권력까지 갖게 될 정도로 그 기반이 허약해졌다고 꼬집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5일 왕원(王文) 인민대 충양(重陽)금융연구원 원장의 평론을 통해 미국의 사회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며 '아메리칸 드림'의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는 소득분배 불균형이 미국을 '기회의 땅'과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불평등이 '아메리칸 드림'의 기반을 잠식하면서 미국식 민주주의도 그 화려한 겉옷을 벗어던지고 '부자가 돈을 갖고, 부자가 다스리며, 부자만 즐기는' 현실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해 강경 압박노선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체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3조 원의 자산가인 억만장자 부동산재벌 출신의 트럼프 당선인은 대기업 경영자들로 구성된 초갑부 내각을 구성했다.
중국은 그러면서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한 중궈멍(中國夢)을 은연중 내세웠다.
인민일보는 "'아메리칸 드림'의 기반은 기회의 평등성과 사회 유동성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개인마다 자신의 운명을 바꿀 기회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는데 21세기 들어 미국의 사회불평등 심화는 이미 쟁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 됐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의 소득상위 10% 가구가 보유한 부가 미국 전체 자산 75%에 이르고 하위 50%의 자산비중은 1%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신문은 또 "미국 노동시장의 악화는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데 금융업이 제조업을 대체해 핵심 산업이 되면서 부가 뉴욕 월가의 엘리트계층에 집중됐고 제조업을 핵심으로 한 실물경제의 위축에 따라 고용 역량도 크게 약화했다"고 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 노동시장의 악화는 미국 중산계급을 지탱해온 안정적 근로의 기회를 감소시키면서 미국 사회 안정의 토대 역할을 해오던 중산계층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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