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이 러시아가 실효지배하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하고자 이르면 올해 봄 항공기 운항을 추진한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빚는 쿠릴 4개 섬에 과거 거주했던 일본인이 성묘 등을 위해 현지 방문 시 항공편을 활용할 수 있도록 러시아와 논의할 방침이다.
쿠릴 4개 섬에 거주했던 일본인과 영토 반환운동을 펼치는 관계자 등은 현재 무비자로 전용 선박을 이용, 해당 지역을 방문하고 있지만 시기가 5~10월로 한정돼 있고 현지에서 수속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 개선을 요구해 왔다.
일본은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무비자 방문 개선방안에 대해 합의했다며 항공노선을 신규로 만들어 옛 거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왕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 측에 해당 항공기는 국제선으로 취급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 자국의 법적 입장도 훼손하지 않는 구조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홋카이도(北海道) 나카시베쓰(中標津町)와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 나카시베쓰와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 인근 공항을 각각 잇는 2개 노선을 중심으로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연말 일본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에서 쿠릴 4개 섬에서 공동경제활동을 추진한다는 합의 사항을 서둘러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공동경제활동을 위해 향후 쿠릴 4개 섬에 대한 무비자 방문자를 경제 관계자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연말 양국 정상회담에선 영유권 분쟁에 대해 어떤 성과가 나올지가 관심거리였지만 영토 협상에 대해선 구체적 내용이 없어 아베 총리의 '빈손 성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일본이 러시아에 대해 3천억엔(약 3조원)대의 경제협력을 하기로 했다는 내용만 발표됐다.
새해 들어 아베 총리가 올해 4월과 9월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져 일본의 '러시아 공들이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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