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공약 등 신선함 어필한다는 평가에 '샴페인 거품'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올봄 프랑스 대선에 최연소 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냈으나 좌우 진영 탈피를 선언하면서 독자 후보로 대선에 나선 마크롱 후보가 예상 밖 지지세를 보이면서 올봄 프랑스 대선전의 최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선거 유세마다 유권자들이 몰려들고 여론조사에서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마크롱은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프랑스 내에 '현상'이 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투자은행가 출신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마크롱은 2년여 전만 해도 프랑스 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에 불과했다. 올해 39세의 젊은 나이로 경쟁후보인 우파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에 비해 모두 10살 이상 차이가 난다.
마크롱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17-20%로 이들 두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나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속단은 금물이다. 피용이나 르펜 가운데 한 사람을 꺾고 결선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
두 경쟁후보와 달리 친 유럽연합(EU)론자인 마크롱 '현상'은 프랑스의 비효율적이고 고답적인 정치의 혁명적인 혁신을 내건데다 경쟁자인 피용과 르펜 모두 기성 정치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지고 있다.
사회적 보수주의자로 자유시장 개혁론자인 피용이나 반이민, 반 EU주의자인 극우 르펜 후보에 비해 마크롱 후보는 자신을 자유주의적 진보주의자로 지칭하면서 유럽에 확산 일로에 있는 극우 및 포퓰리즘을 극복할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자유주의자로 친기업 개혁주의자이나 종교와 평등, 이민 등 사회적 이슈에서는 철저히 좌파적이다.
프랑스 정치의 전통적 특성인 좌우 진영을 넘어서는 폭넓은 이념 스펙트럼 때문인지 그의 지지 기반은 학생에서 노동자, 중산층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고 있다.
그의 젊은 나이와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유연함, 개혁적 공약 등 신선함이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는 기성 정치인에 식상한 유권자들에 어필하면서 아웃사이더 돌풍의 기반이 되고 있다.
심지어 24세 연상 부인의 존재도 그의 관용과 열린 마음을 대변하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후보들과 반대파들은 마크롱의 돌풍을 '샴페인 거품'이라며 절하하면서도 그의 예기치 않은 부상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
마크롱 비판자들은 프랑스 선거의 경우 제3의 아웃사이더 후보들이 선거 전에는 돌풍을 일으키다 막상 본선에서는 시드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마크롱의 돌풍은 일회성이 아닌 실체가 분명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리 소재 엘라브 여론조사그룹의 이브-마리 칸은 "일부는 마크롱을 거품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는 비중 있는 후보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지금의 모멘텀이 지속할 경우 피용-르펜의 기존 결선 구상을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릴 사회과학원의 정치학 교수 피에르 마티오는 프랑스 유권자들이 과연 좌우를 넘어서는 후보를 받아들일지, 그리고 그의 과감한 개혁 능력에 신뢰를 보낼지가 마크롱 성공의 주요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크롱 돌풍이 사회당의 부진과 피용의 부진한 출발 등에 더해질 경우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선에서 마크롱이 승리 여부는 중도파 원로정치인 프랑수아 바이루의 출마 여부, 그리고 불만에 찬 사회당 지지자들이 르펜을 저지할 유일한 후보로 마크롱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전반적인 분석이다.
좌우 진영에 속하지 않은 제3의 아웃사이더 후보가 기존의 프랑스 정치 구도를 넘어서는 대변혁을 초래할지 주목된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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