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3~30% 인하…'춘제' 방한 유커 쇼핑에 악영향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산 화장품 가격이 최근 중국에서 최대 30% 인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소비세를 인하한 데 따른 것으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이번 춘제(春節·중국의 설)에 방한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관련 업계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한국 최대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정부의 '화장품 수입단계 소비세 조정에 관한 공지'에 맞춰 지난 15일부터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설화수 브랜드의 327개 제품에 대해 중국 판매 가격을 3~30% 내렸다.
에뛰드하우스의 '디어달링 젤 틴트'의 가격이 기존보다 30% 내려 인하 폭이 가장 컸고 '컬러 마이 브로우'는 13%, '플레이 네일'은 11% 각각 인하됐다. 이니스프리의 '에코 라이팅 아이라이너'는 20%, '에코 플랫 아이브로우 펜슬'은 10%, '크림 멜로우 립스틱'은 8% 정도 가격이 내렸다.
라네즈의 경우 '워터수프림 프라이머 베이스'의 가격 인하율이 9%였으며 설화수는 '채담 스무딩 팩트'가 5%였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일반 화장품 소비세 폐지와 함께 과세 대상을 '고급화장품'으로 한정하고 세율은 기존 30%에서 15%로 하향 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다.
앞서 지난 2015년 6월에도 중국 정부가 화장품 등 소비재 수입 관세를 낮춰 수입산 화장품 가격 인하 열풍이 일었던 적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중국 측은 "이번에 공지한 제품 외에 가격 인하는 없다"면서 "다른 브랜드인 마몽드의 경우 모든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돼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상거래와 해외 직구 시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화장품 가격이 나날이 투명해지고 있어 해외 화장품 기업이 중국 소매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 가격이 내려가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내 화장품 구매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 가격이 내려가는 만큼 한국에서 화장품을 사야 할 이유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산 화장품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이 너무 비싸 중국인들이 한국에 여행 오면 화장품을 대량으로 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번 조치가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를 앞두고 시행돼 국내 화장품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정책은 국내 소비 진작을 위해 세금 등을 내려 해외 제품도 국내에서 사서 쓰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인 여행객들이 밖에 나가 물건을 사는 게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로 한국으로선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이 유커들에게 '화장품 천국'으로 알려진 만큼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른 무역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화장품을 사는 이유는 중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싸기도 하지만 진짜 한국 화장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진짜 한국 화장품을 찾는 유커들의 욕구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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