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기 등에 센서 부착해 업무측정…"사생활 침해는 사절"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히타치제작소와 미국 부동산 컨설팅사 존스랑라살르(JLL)가 사물인터넷(IoT) 사업에서 손을 잡고 사물효율 최적화를 시도한다.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와 JLL은 각종 센서로 업체 사무실의 이용 상황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파악, 인공지능(AI) 해석을 통해 효율적 직장 만들기를 조언해 준다.
아베 신조 총리 주도로 일하는 방식 개혁을 진척시키고 있는 일본 등 아시아 각국에서 사업을 공동 전개한다. 이렇게 되면 IoT 활용이 기존 서비스업 위주에서 제조업으로도 확산한다.
히타치제작소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사장과 JLL 크리스티안 울브리크 최고경영자(CEO)가 가까운 시일 안에 이 같은 내용으로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양사는 계약 이후 싱가포르에서 사업 시행을 위한 실증시험을 하는 동시에 일본 등에서도 올해부터 시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하며 사업을 본격화한다.
히타치의 IoT 서비스 기반인 '루마다(Lumada)'를 활용한다. 고객사 사무실의 책상, 의자, 문 등에 부착한 소형 센서로 감지한 열이나 진동 데이터를 토대로 각 직원이 얼마나 책상 앞에 앉아있었는지와 언제, 어떻게 회의실을 이용했는지 등을 파악한다. 이 정보를 루마다의 AI가 해석해 작업이 집중되는 장소나 시간대, 필요없는 공간의 유무와 같은 문제점을 명확하게 제시해 준다.
이를 바탕으로 JLL의 전문 컨설턴트는 사무실 레이아웃 변경이나 최적화 작업 순서를 조언해 업무 효율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렇게 하면 쓸데없는 이동과 회의를 줄여 장시간근무도 시정할 수 있다.
목걸이식 센서로 부착자의 몸흔들림 등을 파악해 희로애락도 판단한다. 이를 토대로 사원의 만족도 향상을 도모한다. 언제 누구와 대화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등의 정보와 조합해 부서간 교류가 활발해지도록 좌석을 배치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사무환경을 제안한다.
센서 부착에 따라 개인이나 부서의 움직임이 과도하게 감시될 수 있다는 반발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수집한 데이터는 모두 익명화하고 프라이버시 보호도 철저히 한다.
IoT를 부동산 분야에 응용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지금까지는 조사원이 현장을 돌고, 자리를 떠나 있는 비율이나 회의실 이용 상황을 조사하는 등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했다.
그런데 센서를 통해 설비의 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돼 에너지 절약이나 고장의 전조현상 진단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하면 부동산 관리 비용을 최대 20∼30% 줄일 수 있게 된다.
JLL은 세계 80개국에서 부동산 관리나 운영을 위탁받아 취급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사업 강화를 위해 이 지역에 강한 히타치와 함께 사업하면 장점이 많다고 판단했다.
히타치로서는 JLL이 관리·보유하는 기업 사무실의 관련 기기나 서비스의 도입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2020년도에는 관련사업에서 1천억엔(약 1조300억원)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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