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조류인플루엔자 현안보고서 지적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야생조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대한 제주도의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16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과 동물위생시험소, 행정시로부터 고병원성 AI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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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용 의원은 "제주에는 큰 호수를 가진 골프장이 많은 데 곳에 따라 철새가 20∼30여 마리 또는 그 이상의 철새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골프장에 대한 방역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은 철새로부터 기인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사람 또는 차량에 의해 농가 등으로 옮겨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도내 4개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면서 골프장에 대해 방역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도내 모든 골프장 호수에 있는 철새를 합치면 대략 1천여 마리 정도"라며 "그나마 간혹 골프장에 설치된 AI 발판 소독조인 경우 실내 카펫을 지저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골프장도 폐쇄 조치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야생 철새 분변 또는 사체에 대한 AI 검사 시스템과 제주의 장비·인력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우범 의원은 "제주시 한경면 용수저수지에서 발견된 청머리오리 폐사체의 경우 지난 9일 발견됐지만, AI 바이러스 검출 여부가 13일에야 나왔다"며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을 때까지 나흘간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검사해야 할 시료의 양과 상관없이 채취된 시료는 고병원성 등 정밀한 검사를 제외하더라도 일차적으로 제주에서 간이 검사를 통해 AI 바이러스 여부가 나올 수 있도록 검사장비와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창현 제주도농축산식품국장은 "9일 시료를 채취한 뒤 바로 AI 바이러스 검출 여부를 통보받아 바로 이동제한을 하는 등 즉각적으로 조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앞으로 검사 결과 통보 기간을 단축할 방안을 협의하고 도내에서도 즉각적으로 자체 검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의원들은 "언론을 통해 제주가 AI 바이러스에 뚫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야생 철새 분변과 사체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일 뿐 제주 가금류 농가에서 AI 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아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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