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의 인기가 상종가다. 대선을 앞두고 세 확장을 염두에 둔 각 정치 진영이 박 대표를 향해 직·간접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어느 후보도 안정적인 과반 득표가 힘든 상황에서 박 대표와의 연대가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했음 직하다. 실제 박 대표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키 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박 대표의 정치력에 대해선 누구나 인정한다. 야당에서 여당, 그리고 다시 야당으로 입지가 뒤바뀌는 과정에서 수없는 부침을 겪었으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극복해 온 그의 정치 감각과 계산만큼은 최고의 경지다.
이런 박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빅 텐트론', '문호 개방', '중도 정치', '패권정치 청산' 등을 내세운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당내에 안철수 전 대표라는 대권후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대에 힘을 실은 듯한 것은 대선에 임하는 그의 시각과 구상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지난해 4.13총선 당시 26.74%였던 것이 불과 1년도 채 안 돼 10%대 초반으로 급락했고, 안 전 대표도 지지율이 급락하며 '빅 3'에서 밀려났다. 자칫 잘못할 경우 군소정당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당 내부에선 그 출로를 놓고 자강론과 연대론이 혼재해 있다고 한다. 우선 독자 후보에 힘을 싣되 여의치 않으면 당 외 후보도 적극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박 대표는 "자강론과 연대론은 동전의 양면으로 큰 천막을 치려면 더욱 깊고 단단하게 우리 당의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규정했다. 자강을 하든, 연대를 하든 일단 당의 입지를 더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표는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을 겨냥한 충청권과의 '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도 연대 대상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다. 이들과 안 전 대표를 묶어 경선 무대에 함께 올릴 수 있다면 대선 승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박빙 구도가 된다.
박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든 대선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대선 향배를 가를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또 세가 약한 정당이 대선을 앞두고 새 판 짜기를 꾀하는 것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특정 후보를 견제하고 제압할 목적으로 선거 공학만을 따져 합종연횡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지붕에서 같이 살려고 한다면 먼저 같이 살아도 괜찮은 정도의 사람인지 따져보는 것이 순서다. 작은 사업을 같이할 때도 동업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요모조모 상대방을 살펴본 뒤 안 될 것 같으면 포기하는 게 세상 이치다. 박 대표가 패권정치 청산과 중도 정치를 당의 지표로 삼은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한다. 진보나 보수의 울타리를 쳐놓고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국민보다는 정파적 이익이나 챙기는 구태 정치를 극복하자는 게 박 대표의 주장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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