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모두 절반 넘게 줄어…발칸반도에 갇힌 난민들 여전히 많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지난해 3월 유럽연합(EU)이 난민의 주요 육상 이동 경로였던 발칸 루트를 폐쇄한 뒤 독일, 오스트리아로 들어오는 난민 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르비아, 헝가리를 거쳐 오는 난민의 최종 행선지가 대부분 독일, 오스트리아였기 때문에 국경 장벽이 어느 정도 서유럽 난민유입을 줄이는 효과를 본 셈이다.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APA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지난해 망명 신청을 한 난민이 4만2천73명으로 2015년 9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고 밝혔다.
독일은 지난해 유입된 난민 수가 28만 명으로 1년 전 89만 명과 비교하면 68%가 줄었다.
독일 정부는 발칸 루트가 폐쇄되고 터키와 EU가 난민 송환 협정을 맺으면서 난민유입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독일에서 망명 신청 서류를 제출한 난민 수는 74만5천545명이었지만 대부분은 2015년에 들어온 난민이다. 출신국은 시리아가 36%로 가장 많았고 아프가니스탄(17%), 이라크(14%) 등이었다.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내무부 장관은 APA통신에 배포한 자료에서 "난민 수가 여전히 많다"며 작년 망명 신청 난민 수가 2014년과 비교하면 배, 2013년과 비교하면 3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발칸루트에서 난민의 첫 목적지인 오스트리아는 망명 신청 상한을 작년 3만7천500명에서 올해 3만5천 명으로 강화했다.
EU는 망명 신청에 상한을 두는 것은 회원국 협정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오스트리아, 독일로 가는 길이 점점 좁아지면서 발칸반도에서 난민 브로커들만 활개를 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는 2천여 명의 난민이 발이 묶인 채 겨울을 나고 있고 브로커가 제공한 냉동, 화물 트럭 짐칸에 수십 명이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하다가 호흡 곤란으로 숨지거나 중태에 빠지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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