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20세기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장·단편소설과 미완성 작품, 편지 등 텍스트로 남긴 거의 대부분의 저작이 한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솔 출판사와 한국카프카학회는 최근 제6권 '카프카의 일기'와 제8권 '밀레나에게 쓴 편지'를 펴내고 10권 분량의 '카프카 전집'을 완간했다. 1997년 4월 단편소설을 모은 제1권 '변신'을 출간한 지 꼬박 20년 만이다.
카프카 전집은 단편집과 '소송'·'성'·'실종자' 등 장편소설, 잠언과 미완성 작품집은 물론 편지와 엽서 등 개인적 저작까지 망라했다.
이번에 출간된 '카프카의 일기'는 작가가 1909∼1923년에 쓴 노트 12권과 여행일기, 서류묶음 2개를 기초로 했다. 카프카는 죽마고우였던 막스 브로트와 책 출간을 논의하는 과정, 결핵으로 고생하는 자신의 모습 등을 일기에 기록했다. '화부', '칼다 철도에 대한 기억' 등 소설의 습작도 남겼다. 전집에는 카프카가 일기장에 그린 스케치도 그대로 실렸다.
카프카는 1921년 마지막 연인이었던 밀레나 예젠스카에게 이들 일기를 넘겼다. 카프카와 밀레나는 1919년 지인들이 모인 카페에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1920∼1923년 카프카가 남긴 편지들이다.
밀레나는 카프카의 독일어 원고를 체코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1920년 4월 편지에서 카프카는 밀레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자신의 사랑을 확인한다. "부인께서 이렇게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얼마나 충실히 번역하셨는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번 카프카 전집은 독일 부퍼탈대학 카프카문학연구소를 중심으로 1980∼2004년 펴낸 전집을 옮긴 것이다. 잘 알려졌듯 카프카의 저작들은 그의 사후 막스 브로트가 대거 출간했지만 임의로 편집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집 가운데 카프카의 일기는 한국어로 처음 번역됐다. 번역에 참여한 이유선 동덕여대 교수는 "카프카의 일기는 편지와 더불어 자전적 자료로서 작품 분석의 부차적 도구로 취급돼 왔다. 최초 우리말 번역본은 일기를 독립적인 카프카 텍스트로 보는 데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