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평창농단'] 오각형 개회식장이 원형 될 뻔했다

입력 2017-01-17 05:00   수정 2017-01-17 07:08

[베일벗은 '평창농단'] 오각형 개회식장이 원형 될 뻔했다

뒤늦게 뛰어든 누슬리, 오각형 설계 대신 원형 설계 제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전명훈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평창동계올림픽 이권을 따내려고 시도하면서 개·폐회식장 형태까지 무리하게 바꾸려고 한 정황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팀은 2015년 11월 무렵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사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당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만나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공사에 스위스 회사 누슬리가 참가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

누슬리는 스포츠 전문 건설업체로, 작년 3월 최씨의 개인회사인 더블루케이와 업무협약을 맺고 평창올림픽을 위한 각종 건설사업 수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경기장 건설 경험이 없는 더블루케이는 평창올림픽 건설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누슬리를 끌어들이기로 하고 협약 체결 전부터 사업을 따내기 위한 '작업'을 함께 했을 것으로 사정당국은 보고 있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공사에 누슬리가 참가하도록 하라는 김 전 장관의 지시는 무리한 요구였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같은 해 7월 대림산업과 개·폐회식장 공사 계약을 맺었고 대림산업은 공사에 착수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회장은 김 전 장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어 그해 12월 개·폐회식장 공사를 위한 발표회(프레젠테이션·PT)를 두 차례 개최했고 누슬리도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누슬리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이 오각형으로 설계돼 이미 토목공사에 들어간 상황이었는데 원형 설계를 내놨다는 것이다.

누슬리는 토목공사를 포함한 개·폐회식장 공사를 도맡아 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공기(工期·공사 기간)에 설계를 포함하지 않는 등 계획도 부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결국,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누슬리를 포함해 PT에 참가한 업체를 모두 탈락시켰다. 개·폐회식장 공사는 대림산업이 계속 수행하게 됐다.

이듬해 3월 무렵 박근혜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공사에서 누슬리를 배제했다는 이유로 김상률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안종범 경제수석을 질책했고 5월 조 회장은 갑자기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다.

최씨의 수많은 국정농단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평창올림픽 농단'을 저지하려고 했던 사람은 청와대의 미운털이 박혀 추풍낙엽처럼 자리에서 밀려나야 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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