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언론 노출…17일 '하드 브렉시트' 천명
국경통제·법원독립·FTA체결 등 12가지 목표 제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메이 총리가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서 EU 단일시장, 관세동맹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입수한 연설문을 인용해 해설했다.
메이 총리는 오는 17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계획과 비전을 연설을 통해 발표하기로 한 바 있다.
메이 총리는 텔레그래프가 소개한 연설문에서 "우리는 독립적이고 주권을 지닌 글로벌 영국과 EU 동맹들의 동등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EU의 부분적인 가입이나 준회원적인 성격과 같은 어떠한 형태로도 반만 발을 담그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나아가 "다른 나라들이 선택한 적이 있는 모델을 채택하거나 약간의 회원국 지위 유지도 택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영국 집권 보수당에서 주도하는 브렉시트는 동유럽 등지에서 밀려오는 경제적 이민자들을 배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EU는 회원국 내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단일시장과 같은 혜택을 영국에 유지할 수 없다는 강경한 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결국 메이 총리는 이민통제를 통해 주권을 단일시장, 관세동맹 접근권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연설문에서 이 같은 기조로 뒤따라 구체화할 12가지 브렉시트 목표를 제시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국경에 대한 통제권 ▲EU의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로부터 독립 ▲노동조합 보존 ▲노동자 권리 유지 ▲세계 주요 국가나 블록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이 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오는 3월 말까지 EU와의 탈퇴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리스본 조약을 발동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명확성과 투명성, 더 강한 영국, 더 공정한 영국, 진정한 글로벌 영국을 EU 탈퇴협상의 4가지 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는 그동안 이런 협상 전략을 함구해 일각에선 현 행정부가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자신의 역할을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의 당연한 권리를 찾는 것"이라고 규정한 메이 총리는 "6개월 전 영국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 이들이 행사한 표는 영국의 더 나은 미래와 EU를 떠나 세계를 품고자 한 것이었다"며 "유럽연합(EU) 밖에서도 영국은 여전히 위대한, 세계적인 무역국이며 내부적으로도 강하고, 자신감 있으며 통합돼 세계 다른 나라로부터 존경받는 나라일 것"이라고 말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때때로 갈 길이 불확실해 보일 때도 있겠지만 이 길을 가기로 한 선택이 우리의 자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할 것으로 믿는다"며 불안한 민심을 달랠 계획이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연설이 메이 총리가 지난해 7월 한 취임 연설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연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과정에서 탈퇴를 지지하고 찬성진영의 견해를 대변한 매체였다.
탈퇴진영의 수장 격이던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부 장관은 텔레그래프 기자 출신으로 브렉시트 결정 후 자신의 비전을 이 신문의 칼럼을 통해 털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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