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없으면 자가용 이용 늘어 문제 악화"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자율주행차량(AV·autonomous vehicle)의 보급으로 자가용 이용이 늘어날 경우 도시의 교통체증이 악화할 수 있다고 세계대중교통협회(UITP)가 경고했다.
협회는 16일(현지시간) 낸 정책 브리핑에서 AV 이용의 시나리오를 크게 2가지로 제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첫번째는 집단적인 차량공유 형태다. 자동차 대수가 현격히 줄어드는데 차량 소유가 감소하고 차를 사용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AV를 개인이 소유하는 형태다. 운전 부담에서 벗어나 승용차를 타는 일이 더욱 편안하고 매력적인 일로 되기 때문에 교통량이 훨씬 늘어난다.
일부 자율주행차 옹호론자들은 AV가 도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으므로 체증 문제가 적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AV 기술의 출현 이후 자가용의 이용을 억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UITP의 카롤린 세르퐁테인은 "승용차는 여전히 승용차"라면서 "대중교통처럼 공간 효율적이지 않다. 이동해야 하는 많은 사람을 흡수할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효율적인 차량공유로 현재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80%를 줄일 수 있다는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어 차량공유 형태를 다시 2가지로 분류했다. 첫번째는 지금의 우버나 리프트처럼 대중교통과 경쟁하는 것이다. 이 경우 교통량이 늘고 대중교통과 자전거·도보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UITP가 바람직하게 여기는 다른 시나리오는 대중교통 사업자와 자율주행차 운영업체가 협력하는 것이다. AV는 탑승자를 대중교통과 이어주며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보고서는 AV가 공유 로봇택시나 미니버스로 도입되거나 효율적인 차량공유 계획으로 차 소유를 줄인다면 대중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 환경이나 교통 효율성에서 이로울 뿐만 아니라 주차에 쓰이는 넓은 도시 공간을 다른 일에 쓸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규제 프레임을 준비하기 시작할 때"라면서 세제 혜택과 우선 주차 등 차량공유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주차비를 내지 않으려고 자율주행차가 사람 없이 계속 돌아다녀 교통량이 늘어나는 일을 막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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