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장기체납, 200만가구 넘어…미성년자도 4천여명"

"건보료 장기체납, 200만가구 넘어…미성년자도 4천여명"

아름다운재단, 민간 연구결과 발표…"장기체납자 중 과반수가 생계형"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내지 않은 장기체납자가 200만 가구를 넘고, 장기체납자 중 과반수는 보험료 월 5만원 이하의 '생계형 체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연구소가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건보료 장기체납자 중 만 24세 이하 청소년이 4만 7천여명이고, 미성년 장기체납자도 4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름다운재단은 민간단체 '시민건강증진연구소'가 작년 4월부터 시행한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7일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은 그간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가 150만 가구 안팎이라고 발표해왔다.

재단은 "건보공단은 체납 통계에서 지역가입자 자격을 잃은 경우를 제외하는데, 이때 직장가입자나 피부양자·의료급여 수급자 등 가입 자격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체납액이 있는 약 50만 가구가 통계에서 빠진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면 2015년 기준으로 장기체납자가 총 204만 8천491명이었고, 이는 대표 납부의무자를 센 것이므로 사실상 200만 가구가 장기체납 상태라고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는 2015년 장기체납자들이 체납한 횟수의 중위수(중앙값)가 24회였으나, 총 체납액의 중위수는 89만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장기체납자들의 평균 월 체납액이 중위수로 따지면 약 3만원에 그치는 셈이다.

그러나 연구진이 직접 면담해 보니 장기체납자 대부분 저소득층이고 실직이나 파산으로 갑작스러운 위기를 겪고 있어 이 같은 소액 청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재단은 장기체납자 중 56.7%가 월 5만원 이하 보험료를 내는 '생계형 체납자'였다고 설명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번 연구에서는 만 24세 이하 장기체납자도 4만 7천517명(2.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심지어 미성년 장기체납자는 4천709명, 10세 미만 장기체납자도 475명 있었다"고 짚었다.

재단은 미성년자가 부모의 체납을 연대 납부해야 하는 법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성년자이더라도 단독 세대로 신고하거나 소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는 경우에 건보료 부담을 진다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연구소와 재단은 미성년자·청년·임산부·의료급여 수급권자 등에 건보료 납부의무 면제, 장기체납으로 인한 급여제한 규정 폐지, 보험료 감면 적용기준 완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건강보험체납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한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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