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 때마다 中관리·학자 전화통 붙들고 동분서주

입력 2017-01-17 11:51  

트럼프 트윗 때마다 中관리·학자 전화통 붙들고 동분서주

모호한 발언에 놀라 대미 물밑접촉 점점 긴박

中 공산당 신비주의에 美관리들 진땀 빼던 종전상황 역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위터나 내각 인선을 통해 대중 정책의 불확실성을 드러낼 때마다 중국 관리·학자들이 미국 인맥을 총동원해 그 뜻풀이와 대응책 마련에 바쁘게 나서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가 이달 초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시저를 임명하자 중국 상무부는 바로 페이창훙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무역전쟁 영향에 대한 연구를 맡겼다.

며칠 뒤 트럼프 정부의 국무장관이 될 렉스 틸러슨이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에 부정적인 말을 하자 워싱턴 주재 미국 대사관은 현 국무부에 접촉해 이런 발언이 "정책적인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 관점을 보여주는 것인지" 문의했다.

중국이 차기 미국 정부가 중·미 관계의 기본을 흔들려 작정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다.

특히 중국 관리와 학자들은 중국에 적대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메시지와 트럼프 정권 인수위 관리들의 발언들을 해석하려고 미국 측과의 물밑 접촉에 점점 더 긴박하게 뛰고 있다고 신문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측에 비공식 고문역을 해온 중국 전문가 마이클 필스버리는 최근 중국에서 만난 중국 관리·학자들이 "트럼프 보좌진간 정책 차이를 이해하고 소통 통로를 만들려 애쓰고 있다"며 "그들은 1라운드가 이미 실패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종전의 양국 관계에서 예측 불가한 상대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서 비밀스러운 공산당 수뇌부에 대한 미국 측의 끈질긴 질문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어 중국 정부가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외교관과 전문가들은 전했다.

보니 글레이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베이징이 가장 놀라는 것은 트럼프의 관점"이라며 "그들은 안정적인 미중 관계가 양국 이익에 좋다고 믿으며 왜 트럼프가 미국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지 놀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레이저 연구원 역시 차기 정부의 중국 정책에 관해 물으러 온 중국 관계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과 외교관들은 현 상황이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기후변화와 싸우는 새로운 지도자 이미지를 만들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까지 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특히 곤혹스러운 것이라고도 전했다.

중국이 가장 경악하고 낭패감을 느끼는 부분은 양안관계의 원칙으로 세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협상 대상으로 여기는 시각으로, 대만 문제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까지 중국이 주중 미국대사에 내정된 테리 브랜스테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 역시 중국이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을 파악하려 미국 측에 계속 묻는 이슈다.

중국 관리들은 미국 관리들에게 고위급 양자회담 지속을 보장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최근 트럼프를 만난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등 기업인, 퇴직한 관리 등을 총동원해 트럼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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