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에 대한 성찰과 자책이 저를 더 준비되게 만들었다"
"정말 나쁜 사람들, 아주 큰 분노 느껴"…정권교체 거듭 강조
사드 말바꾸기 논란에 "이리 말해도 저리말해도 공격하는 것이야 어쩔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제가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대개조에 대해 가장 적임자라는 절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저서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자신에 대한 평가와 관련, "가장 준비돼 있으며, 이미 검증이 끝난 사람"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대권) 재수 부분은 준비라는 부분에 포함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난 패배가 있었고, 그것을 성찰하며 더 깊이 있는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젠 정말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저는 어쨌든 반 전 총장이 어떤 명분을 걸든 반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건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고 이명박 정권의 부활(이라고 본다)"이라며 "연세가 있으니 경륜도 더 클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정권교체냐 아니냐, 박근혜정권 연장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 말바꾸기 논란이 제기된데 대해서는 진의를 거듭 설명하며 "그 정도면 충분히 된 것 같다. 이리 말해도 공격, 저리 말해도 공격 하는것이야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고요"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번에야말로 구시대, 구체제의 적폐들을 확실히 청산하고 국가대개조로 새로운 한국으로 나아가는 게 정치가 해야 할 사명"이라며 "지금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정의는 특별한 게 아니다.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도, 좌우의 문제도 아니며 보다 진보적 나라로 만들자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한국을 좀더 상식적 나라, 정상적 나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소박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출간소감문'을 통해 "정치인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잡아왔다. 지금 그 손들이 촛불을 들고 주권자혁명, 거대하고 명예로운 혁명을 시작했다"며 "정치가 국민의 손을 놓치 않는다면 시민혁명을 완수할 수 있다. 저는 국민 손을 꼭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맞잡은 손의 기억과 함께 한 촛불의 온기를 책속에 차곡차곡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일문일답에서 1단계 정치적 민주주의, 2단계 사회경제적 민주주에 이은 3단계 민주주의로 '통합의 민주주의'를 꼽은 뒤 "박근혜정권과 그에 앞선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의 가장 큰 실패가 국민을 통합시키긴 커녕 편으로 나눠서 생각이 다른 쪽을 적처럼 억압했다는 것이며, 그 점에 대해 아주 큰 분노를 느낀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 등을 거론,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우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종북'이란 색깔론으로 매도하지 않았나. 이 가짜보수, 가짜안보세력이 정권을 계속 유지해가기 위해 그런 식의 아주 사악한 편가르기를 해왔다. 심지어 세월호 유족조차도 정부의 무능·무책임을 비판하고 나선 순간부터 적처럼 대한 것 아닌가"라며 "이번에는 꼭 정권교체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지자들의 다른 인사들에 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격과 관련, "SNS 공간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가장 많은, 그것도 아주 저열한 공격을 받은 사람이 저인데, 그에 대해선 말씀들을 안하시나"라고 반문한 뒤 "새누리당 세력은 친박이든 비박이든 통합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쪽을 지지하는 분들도 좀더 통합적인 자세를 가져주기를 정말 간절히 간곡히 당부드리고 싶다"고 자제를 거듭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을 '청산대상'이라고 언급한데 대해 "박 시장도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설명한 걸로 안다"며 "참여정부 공과는 당연히 있지만, 공이 더 많았고 과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자부한다. 정치적 민주주의가 어느정도 정착되자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대두됐는데 성공적으로 대응하지 못한게 한계이며, 정치적 민주주의를 대폭 신장시켰지만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성찰이 저에게 있다.
이어 "그 자책과 성찰이 저를 더 준비되게 만들었으며, 그 자책과 성찰이 저희가 제대로 해야 할 숙제와 과제처럼 느꼈기 때문에 제가 정치에 뛰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성장론'에 대해 문 전 대표는 "국민성장은 경제민주화에 입각한 성장방안"이라며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토대 없이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건 사상누각과 같다는 사실을 박근혜 정부에서 확인했다. 지난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인) 김종인 전 대표도 몸담고 있던 박근혜 후보 진영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아주 강하게 공략했지만 다 폐기됐다. 정치적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과 신념이 없는 세력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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