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제임스 본드 영화가 흡연 장면으로 대중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금연으로 가야 한다고 뉴질랜드 연구팀이 주장했다.
17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오타고 대학 연구팀은 국제 학술잡지 '담배규제'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임스 본드가 10여 년 전에 담배를 끊은 것으로 보이지만 주변에 나타나는 적이나 여성들은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있다며 흡연이 대중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이언 프로덕션스(Eon)가 지난 1962년부터 지금까지 제작한 총 24편의 007시리즈 중 담배 피우는 장면이 없는 건 지난 2006년 나온 '카지노 로얄'이 유일하다.
연구팀은 영화에 나타난 알코올 남용과 폭력성에 대한 연구 논문은 많지만 흡연 장면과 건강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연관성을 다룬 것은 없다며 007 영화가 10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점을 생각하면 흡연 장면이 공중 보건 측면에서 큰 문제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007시리즈에서 흡연 장면은 1960년대에 최고조에 달했었다며 제임스 본드가 담배를 피우는 영화에서는 영화가 시작돼 평균 20분 정도 지났을 때 그가 첫 담배에 불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제임스 본드가 지난 2002년 '어나더 데이' 이후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고 그가 상대하는 여성들의 흡연도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 2012년 나온 '스카이폴'에서도 여전히 여성의 흡연 장면이 나온다며 제임스 본드가 사랑을 나누는 여성들의 흡연으로 상당한 정도의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영화의 흡연 장면이 실제 흡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관해 주의를 촉구했다.
연구팀은 가장 최근작인 지난 2015년 '스펙터'를 예로 들면서 제임스 본드의 동료 중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없지만 다른 배역들의 흡연은 여전하다며 이로 인해 관람객들이 갖게 되는 '담배 생각'은 미국의 10세에서 29세 사이만 대상으로 해도 약 2억6천100만 번이나 된다고 밝혔다.
담배 생각은 영화 관람객 숫자를 담배가 나오는 장면에 곱해 계산한 것이다.
연구팀은 영화의 흡연은 그것이 비록 배경이나 지나가는 장면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현실 속의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영화의 흡연 장면이 청소년들의 흡연 시작과 연관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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