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잡지·문학웹·문학몹 '문학 플랫폼'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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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출판사 창비가 현장성에 역점을 둔 젊은 감각의 문예지 '문학3'를 창간했다.
문학3은 종이잡지 이름이자 인터넷 홈페이지 '문학웹'(www.munhak3.com), 현장 행사 중심의 '문학몹'으로 구성되는 일종의 문학 플랫폼이기도 하다. '문학3'이라는 명칭에는 플랫폼의 세 가지 경로와 함께 '삶'의 현장을 담아낸다는 뜻을 담았다.
종이잡지는 1년에 세 차례, 매년 1·5·9월 발간한다. 문학웹은 현안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키워드3'와 팟캐스트 '중계방송', 작가들이 원고지 300매 분량으로 작품을 연재하는 '3×100' 등으로 구성됐다. 문학웹에서도 종이잡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문학몹 활동으로는 독자가 참여하는 편집회의를 열어 종이잡지 콘텐츠를 선정하기로 했다. 첫번째 독자편집회의가 '#문단_내_성폭력, 문학과 여성들'을 주제로 다음달 17일 열린다.
김미정·양경언 문학평론가와 신용목 시인, 최정화 작가가 기획위원으로 참여한다. 양경언 평론가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작가와 작품을 중심에 두는 자리로서 문학잡지가 활용됐고 독자는 완성된 책을 소비하는 역할에 한정돼 있었다"며 "문학 플랫폼의 세 궤도를 통해 나의 삶과 문학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존 문예지에서 작가·독자·작품이 각자 역할에 갇혀 소외됐고 문학이 삶과 긴밀히 연결되지도 못했다는 게 문학3의 문제의식이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한국문학에 대해 '어렵거나, 재미가 없거나,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편견을 갖게 됐다는 진단이다.
창비는 지난해 계간 '창작과비평'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학 경향과 현실에 대한 고민을 담을 새 문예지 창간을 공언했다. 2015년 신경숙 작가 표절 사태로 도마에 오른 문예지 중심 '문단 권력'에 대한 자성이기도 하다.
최정화 작가는 "문학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상한 성벽이라는 비난을 받을 만큼 전문적 영역이나 취향 공동체로 여겨지고 있다. 문학3은 작가도 아니고 독자도 아닌, 작가가 독자가 되고 독자가 비평가가 되는 제3의 자리"라고 말했다.
신용목 시인은 "기존 문예지들이 독자와 작품을 연결만 해주는 기능이었다면 문학3는 독자와 작가를 모두 초대하고 문학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 자신의 경험과 삶을 발견하는 채널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종이잡지 창간호에는 김미정·양경언·신용목 기획위원이 공공성·현장성·실험성 등 문학의 방향을 주제로 한 편씩 글을 썼다. 소설가 김사과와 근현대문학·미학 연구자인 신지영·양효실이 장애인·성폭력 등 현장의 문제를 주제로 한 에세이를 실었다.
시인 김현·박소란·양안다·이수명·조성웅, 소설가 김경욱·김세희·성석제·윤이형·임솔아의 작품과 함께 독자가 참여하는 좌담이 진행됐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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